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하사색 Jun 23. 2022

난 오늘도 신문을 본다

오늘은 누가 먼저 관심을 주고 신문을 펼쳐봐 주려나

 


  나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책도 책장을 넘겨가며 읽는 게 좋고 신문도 종이로 읽어야 그나마 읽힌다.

  전자책으로 읽으면 책을 읽고 있는다는 느낌도 들지 않고 제일 중요한 건 책을 읽다가 내게 영감을 주는 대목에서 시선을 멈추고 깊이 생각하는 쉼이 있어야 하는데 전자책으로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크롤을 내리며 페이지를 넘기기 바쁘다.

  내 나름의 소유욕일 수도 있으나 종이책을 구입하고 난 후 배송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순간도 좋고 책을 읽은 후 책장에 꽂을 때도 좋다.  

  날마다 여러 군데 단톡방에서 올려주는 오늘 자 신문 기사의 링크를 들어가도 헤드라인만 읽고 쓱쓱 내리곤 해서 내가 지금 뭘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러면서 어느샌가 오늘 자 신문기사조차 열지 않게 됐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가면서 종이로 된 경제신문을 구독해야겠다는 생각을 몇 달 전부터 하다가 지난 5월 말에 한국경제신문에 구독신청을 했고 난 아침마다 집 앞으로 배달되어 온 신문을 보고 있다.

  그렇다. 난 처음의 내 비장한 각오와는 달리 신문의 내용을 꼼꼼히 읽지 못하고 매일 아침 배달되어 오는 신문을 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침마다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새로운 신문을 나 이외의 나머지 가족들이 한 번씩 들춰보기도 하고 때로는 거실 바닥에 앉아 본격적으로 읽기도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신문 중에 한국경제신문을 선택한 이유는 일주일에 한 번씩 따라오는 주니어 생글생글과 중고생 생글생글을 함께 받고 싶어서였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작은 판형의 주니어 생글생글은 부담 없이 다가왔고 아이들이 나처럼 신문을 보든지, 신문의 활자를 읽든지, 활자를 읽으며 생각을 하게 든지 아이들의 생활 반경에 들어왔으니 그로써 나의 계획은 반쯤은 성공인 셈이다.  




  신문이 배달되어 오던 첫날, 갑작스러운 나의 선택에 남편은 의아해했고, 집으로 나타난 종이신문의 존재에 아이들은 신기해했다.

  신문 읽기를 강요하지 않는 우리 집 식탁에는 오늘도 새로운 신문이 널브러져 있다.

  오늘은 누가 먼저 관심을 주고 신문을 펼쳐봐 주려나.

매거진의 이전글 꿈꾸는 그녀들이 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