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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Dec 02. 2022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울림을 줄 수 있는지...

  2022년을 책과강연의 백일백장 프로젝트와 함께 시작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고 정보 위주의 글을 주로 써왔는데 언제부턴가  블로그 이웃들이 올리는 에세이 글을 보며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게 내 글을 써보고 싶다는 간절함보다 100일 동안 빠짐없이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안고 백일백장을 시작했다.

  글을 쓰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들이 소중했고 최대한  쓸데없는 문장을 쳐내어 짧게 쓴 내 글에  공감해 주는 이웃들의 댓글이 감사했다.





  나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된 글쓰기는 여러 차례 다음 메인과 브런치 메인에 오르며 역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경험을 하게 해 줬다.

  글을 읽어주는 이웃이 직접 그려 보내 준 그림을 보며 글을 쓰는 용기를 얻었다.

  첫 각오와 기대에 비해 너무나 허무하게 백일백장을 완주하고 목적 없이, 정체 없이 글을 쓴 지 여러 달이 지났다.

  지난달 학부모 독서길잡이 심화반 마지막 과제로 그동안 써왔던 글들 중에 가족에 관련된 글들을 정리하고 분류해서  [나만의 책]을 만들어서 발표했다.




 올 한 해 배움과 도전, 글쓰기를 놓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다가 왠지 이렇게 마무리하는 게 아쉬워서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 발표했던 표지와 내지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하기로 했다.

  예스24에서 에세이를 주로 출판하는 출판사들을 찾아보고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작가 투고란을 찾아 메일을 보냈다. 사실 메일을 보내기까지 여러 날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었다.




  출판사에 보낸 메일들이 읽지않음에서 읽음으로 바뀌고 며칠 뒤 출판사 한 곳에서 메일이 와 있었다.


 그랬다. 나는 원고 투고 메일에 내 연락처를 적지 않았다. 나의 글이, 나의 원고가 자신이 없었다.

  아직 덜 익어 떫을지도 모를 감을 손님상에 내놓는 것처럼 투고 메일을 보내면서도 조마조마하고 부끄러웠다.   

  조심스레 연락처를 적어 메일을 보냈더니 바로 출판사 대표님이 전화해 주셨다.




  하루 100건의 원고 투고가 들어오면 편집부와 영업부에서 검토 후에 10건 정도의 원고가 올라오는데 이렇게 전화를 하는 건 한 두 명이라는 말씀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계속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셔서 편하게 말씀하시라고 했더니 다른 원고들에 비해 글이 매력 있고 잘 쓴 글이지만 특별한 스토리가 없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팔리기에는 부족할 것 같다며 말씀을 하신다.

  글 쓰는 것을 멈추지 않고 계속 쓰면 좋겠다고, 격려해 주고 싶어서 전화를 하셨다는 출판사 사장님의 말씀에 따뜻함을 느낀다.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해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주신다.  




  아직도 나는 내 글에 자신이 없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울림을 줄 수 있는지, 나도 언젠가는 그런 글을 쓸 수 있을는지...

  여전히 내 글은 제대로 익지 않아 떫은맛이 남아있지만 글쓰기를 놓지 않고 꾸준히 써 내려가련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에 기막힌 스토리는 없지만 앞으로 주어진 삶 속에서 멋진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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