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같다고도, 며느리 같다고도 했다
우리 가게는 포장마차 형식으로 회를 팔았는데 건너편에 있는 횟집은 전통 일식집이었고 사장님은 우리와 동갑이었지만 총각이었다.
시장 길목에서 꽤 오래 장사를 해 온 대구뽈집의 사장님은 삼십 대 중반의 어린아이의 아빠였는데 영업을 마치고 집에 가면 자고 있는 아이 얼굴만 보게 된다며 항상 아쉬워했다.
길 건너 양념 막창집 사장님은 긴 머리를 단아하게 묶은 총각이었는데 엄마와 둘이 장사를 하며 가게가 쉬는 날이면 취미로 다니던 바이크 동아리에서 연상 누나를 만나 교제를 하고 있었다.
우리 가게에서 홀 안의 손님까지 들여다 보이던 곱창볶음집 사장님은 젊은 사장 다섯 명 중에서 제일 열정이 넘쳤던 막내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과 교제하고 있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영업이 끝나는 음식점 사장들에게 일반 직장인들과의 교제는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음식 장사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쉬는 날에는 장사를 하고 직장인들의 업무가 끝나는 시간이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간이기 때문에 장사하는 햇수가 많아질수록 만나는 사람도 한정되어가고 기존에 만났던 사람들과도 공통의 관심사가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시장 길목의 젊은 사장들은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장사의 애환을 공유하게 되었다.
시장 길목에 있던 음식점이라 하루 종일 장사를 하며 손님들을 상대하던 고단함을 술 한 잔에 풀고자 찾아오는 시장 상인들과 퇴근길에 동료와 함께 찾아오는 직장인, 가족들과 오붓하게 외식을 하러 오는 손님들도 많았다.
우리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기본으로 나가던 얼큰한 콩나물국을 좋아했는데 특히 어르신들은 돌아가신 어머님이 끓여주시던 콩나물국맛이 난다고도 했고 젊은 신혼부부가 힘든 음식장사를 한다며 대견해 하시면서 날 보며 딸 같다고도, 며느리 같다고도 했다.
얼음을 가득 채운 군대 반합에 소주를 넣어 얼큰한 콩나물국과 함께 내어가면 주문한 회가 나오기도 전에 소주 한 병이 없어졌다. 차가운 옥돌에 갓 잡은 신선한 회를 올려 내가고 얼큰한 서더리탕까지 서비스해 드리고 나면 젊은 부부의 정성이 들어간 한상차림이 완성됐다.
젊은 부부가 하는 음식점에서 왜인지 모를 향수를 느낀 어르신들은 그렇게 단골이 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