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바쁘다는 이유로
1년에 한 두번
아빠를 뵈러 납골당에 다녀온다.
납골당에 다녀올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13년 전 아빠를 봉안당에 모실 때는
비어 있는 자리가 많았었는데
이제 빈자리가 많지 않다.
어디 하나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으려 마는
내 눈길을 잡아끄는 납골함의 주인은
한 순간 엄마로 살아갔던 젊은 여인들과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 살지 못하고
하늘로 돌아간 아이들이다.
봉안당 안 사진 속에 그녀들은
아이를 안고 있거나
어린아이를 챙기고 있다.
더 이쁘고 아름답게 꾸몄던
사진들도 많았겠지만
짧은 삶 속에서
그녀가 엄마로 살아갔던 그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순간이고
그녀가 세상에 남겨놓은
제일 가치 있는 일이었으리라.
어린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을지,
감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나도 엄마이기에 조금은 느껴진다.
삶과 죽음은 한 장 차이고
그 시기를 나는 알 수 없기에
주어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자는 마음을 해본다.
주위에 살아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