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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Oct 16. 2021

그녀가 세상에 남겨놓은 제일 가치 있는 일


일상이 바쁘다는 이유로

1년에 한 두번

아빠를 뵈러 납골당에 다녀온다.


납골당에 다녀올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13년 전 아빠를 봉안당에 모실 때는

비어 있는 자리가 많았었는데

이제 빈자리가 많지 않다.


어디 하나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으려 마는

내 눈길을 잡아끄는 납골함의 주인은

한 순간 엄마로 살아갔던 젊은 여인들과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 살지 못하고

하늘로 돌아간 아이들이다.


봉안당 안 사진 속에 그녀들은

아이를 안고 있거나

어린아이를 챙기고 있다.


더 이쁘고 아름답게 꾸몄던

사진들도 많았겠지만

짧은 삶 속에서

그녀가 엄마로 살아갔던 그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순간이고

그녀가 세상에 남겨놓은

제일 가치 있는 일이었으리라.


어린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을지,

감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나도 엄마이기에 조금은 느껴진다.


삶과 죽음은 한 장 차이고

그 시기를 나는 알 수 없기에

주어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자는 마음을 해본다.


주위에 살아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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