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하사색 Mar 14. 2022

코로나와 함께 하는 일상

어떤 일이든 곁에서만 보면 알 수 없다


  코로나로 마스크 착용이 당연한 듯 되어버렸지만 어느새 가정 내에 자가진단키트를 구비해 놓고 수시로 검사하는 것도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은 등교하기 전에 교육부 건강상태자가진단앱에 코로나19 감염에 의심되는 임상증상이 있는지의 여부를 체크했었지만 이제는 일주일에 두 번씩 자가진단키트를 하고 자가 진단키트 결과가 음성인지, 양성인지까지 기록하게 되어있다.

  아이들의 학교는 수요일과 일요일 저녁에 자가검진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결과를 앱으로 기록하게 되어 있는데 어제저녁 등교를 위해 의무적으로 검사를 진행하던 큰아이가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왔다며 나를 불렀다.

  이제는 감기처럼, 독감처럼 우리 곁에 가까이 와서 언젠가 우리 집에도 닥칠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큰아이를 제외한 3명의 자가진단키트 결과는 음성이 나왔지만 가족 중 한 명이 확진이 되면 피해 가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기에 릴레이로 걸리느니 함께 걸려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부터 어디서 걸린 건지, 우리와 접촉한 사람은 누구인지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 학교 담임선생님들과 짧은 통화를 한 후 서둘러 보건소에 가서 큰아이의 PCR 검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토요일에 집으로 초대했던 친구의 부모님께도 상황을 설명했다.

  그나마 코로나 확진 후 격리 해제가 된 지 얼마 안 된 가정이었기에 항체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어 쉽게 감염되진 않을 것 같고 가족 모두 자가진단키트 결과가 음성이 나왔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너무 힘들지 않게 지나갈 거라며 연락을 주셨다. 

  막상 생각지도 않던 코로나를 마주하게 되니 우리 가정에 닥친 어려움보다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제일 먼저 하게 된다.

  코로나 초기에 확진되셨던 분들이 코로나 확진 이후 본인으로 인해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릴레이로 확진이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고 코로나 완치 후에는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는 인터뷰를 라디오에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일이든 곁에서만 보면 알 수 없다. 그 상황 속으로 들어갔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소용돌이치는 감정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담함, 해답을 알 수 없는 무기력함을 누가 설명할 수 있을까?

  코로나가 할퀴고 간 2년 동안 수없이 들었던 안타까운 사연들, 죄책감이 마음의 돌덩이가 되어 무겁게 짓누르고 있을 그분들께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온 가족 확진이 더 나은 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