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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Mar 24. 2022

인정받고 싶은 마음, 인정욕구

인정받는 일은 삶의 목표까지 생기게 만들어 준다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고등학교 학창 시절의 나는 유난히 조용한 학생이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특별한 목표가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조용한 사춘기였을까?  

  충분히 내 역량에 맞는 일도 있었을 텐데 그때는 누군가의 눈에 띄는 게 싫었다.

  비단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다녀왔던 교회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지냈다. 

  학기 초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나면 그 친구 외에 다른 친구를 곁에 두는 걸 꺼려했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하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대학에서 준비하는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노력했다.

  사회생활을 하고 나서야 뒤에 서 있는 것보다 앞에 서 있는 게 낫다는 걸 조금씩 깨달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과제 제출을 해야 하는 디자인과 특성상 전공과목 선생님들과는 개인적으로 마주칠 시간이 많았고 디자인과 전공과목 선생님 댁에 방문한 기억들도 있지만 일반 과목 선생님과는 특별히 가깝게 지낼 계기가 없었다. 

  일반과목들은 특별히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던 말 그대로 존재감이 없었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따로 선생님께 이름을 불릴 일도 없었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발표하고 시험 때마다 성적을 잘 받아서 선생님의 눈에 띄고 싶었고 했던 과목이 있었다.

  그 과목은 국어였는데 국어 선생님은 특별히 잘 생기지도 않았던 노총각 선생님이었다.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국어 선생님을 좋아했던 건지, 국어 과목을 좋아했던 건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국어시간만큼은 자신 있게 발표했고 매번 좋은 시험 점수를 받았고 선생님은 내 이름을 기억해 주셨다.




  너무나 평범해서 추억의 몇 장면도 기억이 나지 않는 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애써 떠올릴 때면 제일 먼저 국어 선생님의 독특한 걸음걸이와 말투가 생각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나면 더 잘하게 되는 너무나 당연한 원리를 그때 배우게 된 것 같다.  

  남에게 자기의 어떠한 종류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는 일은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자신감이나 자부심을 갖게 하고  삶의 목표까지 생기게 만들어 준다.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에 빠져있는 요즘, 곁에 있는 사람의  장점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며 서로의 인정 욕구를 채워주는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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