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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Mar 26. 2022

포켓몬빵(띠부띠부씰)이 뭐길래

이해할 수 없는 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엄마인 것인가?

포켓몬 꼬부기의 달콤파식 꼬부기빵, 포켓몬 돌아온로켓단 초코롤

  며칠 전부터 우리 집 아이들도 포켓몬빵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 돌고 있나 보다.

  사실 나는 3월 초에 블로그 이웃님의 글을 통해 포켓몬빵이 재출시됐다는 것과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캐릭터 스티커(띠부띠부씰)를 모으기 위해 포켓몬빵을 찾아다닌다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에스피시(SPC) 삼립이 2월 24일 16년 만에 포켓몬스터 빵을 재출시한 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인기가 식지 않고 이마트 개점시간에 맞춰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줄 서 있는 사진도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고 있다.

16년 전 포켓몬빵 열풍 당시 스티커만 모으고 빵을 버리는 풍경을 전한 <한겨레> 1999년 11월 9일 27면 기사

   16년 전 포켓몬빵 열풍 당시 스티커만 모으고 빵을 버리는 초등학생들도 있었나 보다.

  스타벅스 굿즈(별 적립)를 받기 위해 많은 커피를 구입한 뒤 커피를 그 자리에 버리고 떠났다는 뉴스는 본 적은 있지만 포켓몬빵에 대한 이런 기사는 처음 본다.   

  16년 전에 내 나이가 30살이어서 포켓몬빵에 대한 추억이 없는 건지, 나는 영 감흥도 없고 마음의 동요도 없는데 며칠 동안 포켓몬빵을 노래하던 아이들은 결국 어제 행동을 개시했다.




  비 오고 바람이 불던 어젯밤 9시, 물류차가 도착해서 편의점에 입고되는 시간에 포켓몬빵을 구할 수 있다는 친구들의 조언을 들은 큰아이는 포켓몬 열풍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까지 끌고 집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결국 편의점 물류차를 쫓아가며 포켓몬빵 4개를 획득해 왔다.

  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엄마인 것인가?


아보, 리자몽, 콘치

   둘째 아이는 포켓몬빵이 생각보다 맛있다고 좋아하며 다른 빵의 맛은 어떨지 궁금하다고 하지만 큰아이는 순전히 포켓몬빵 안에 들어있는 캐릭터 스티커(띠부띠부씰)에만 관심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큰 아이는 토요일인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포켓몬빵에 관해 검색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에서 포켓몬빵을 구입할 수는 있는지 포켓몬 띠부띠부씰을 얼마에 판매할 수 있을지, 띠부띠부씰을 판매해서 부자가 되고 싶은가 보다.

  큰아이가 중고 시세를 검색한 결과 아보(23번) 삼천 오백 원, 리자몽(6번) 육천 원, 콘치(118번) 삼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그냥 웃어넘겨야 하는데 웃을 수가 없다.

  정말 중고거래 앱인 당근과 중고나라에 들어가 보니 포켓몬 스티커 띠부띠부씰의 종류에 따라 가격도 다르게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포켓몬 세계관에서도 환상의 포켓몬으로 알려져 희귀하다는 ‘뮤’ 스티커는 번개장터에서 약 5만 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포켓몬 빵 개당 가격은 1200원~1500원으로 약 40배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검색량으로 봐도 ‘뮤’ 스티커는 약 2만 건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피카츄’,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가 인기 검색어 상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향신문 발췌]




  인터넷 뉴스 기사에는 "어린 시절 500원짜리 포켓몬빵에 포함된 포켓몬 캐릭터 스티커(띠부띠부씰)를 모으던 어린이는 그사이 어른이 됐지만 열정은 그대로다"라고 표현했지만 정말 이게 열정인 걸까?

  포켓몬빵 열풍, 시간이 지나면 또 사그라지겠지만 우리 집도 거대한 기업의 마케팅에 속절없이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나는 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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