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럽고 고독할 수록 예술은 깊어진다
사람은 탄생과 죽음을 겪으며 성장한다.
탄생으로 인한 성장은 대체로 희망과 기쁨을 동반하는 반면 죽음으로 인한 성장은 언제나 엄청난 상실감과 고통을 동반한다.
다섯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가우디는 극단적인 비극의 주인공이었다. 그의 나이 서른이 되기 전에 자신을 제외한 네 형제가 모두 죽고 그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난다. 가우디 또한 당시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폐병과 류머티즘 관절염을 가지고 태어나 늘 병과 함께 살았었는데 형제 중 자신만 피해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생을 그는 한순간도 허투루 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감당하기 힘든 상실감과 슬픔을 잊기 위해 그는 쉬지 않고 건축에 매달린다.
그의 나이 쉰넷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예순에 조카마저 죽게 되자 가우디는 세상에 온전히 홀로 남겨진다. 더욱이 그와 건축 인생을 함께한 절친이자 오른팔이었던 베렝게르마저 가우디 나이 예순둘에 죽게되자 그는 오롯이 성가족 대성당 건축에만 몰두하며 여생을 보낸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가우디의 7개 주요 건축물의 완성 시기가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겪을 때나 그 이후 임을 감안할 때 그의 건축도 죽음의 경험과 함께 깊어진 것이 아닐까?
(※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가우디 7개 건축물 : 카사 비센스, 성가족 대성당의 예수 탄생 파사드와 예배실, 카사 바트요, 콜로니아 구엘 성지 지하 예배당, 카사 데 보티네스, 카사 칼베트, 카사 베예스구아르드)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까?
세상에 내가 의지할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죽고 없다면 나는 무엇에 희망을 두고 무엇을 의지하며 살아갈까?
가우디와 같은 비극을 겪지 않았기에 내가 범인으로 사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평생 죽음과 함께 살았기에 유한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무한한 신의 세계를 꿈꾸며 이 세상것이 아닌 듯한 놀라운 건축물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