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친숙한 궁상맞음
가우디는 흙수저였다.
지방 소도시 레우스의 대장장이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과 질병과 늘 함께하는 삶을 살았다. 열일곱 살에 집안의 전 재산을 팔아 바르셀로나로 유학을 왔을 때 그는 가난한 노동자들의 동네인 리베라 지구의 오래된 건물 꼭대기 층에 자리 잡아야 했다. 건축 학교를 다닐 때에도 가우디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았다.
그 고단하고 치열한 삶이 우리 시대 흙수저의 모습과 닮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놀랍다. 천재 건축가의 시작이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고 되려 지지리 궁상맞았다는 사실을 보니 묘한 친밀감마저 느껴진다.
몇 년 전 신체장애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강연자로 살고 있는 스웨덴 정치가 David Lega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삶의 질이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신체적 조건 또는 상황이 어떠하든 행복한 눈으로 바라보면 그렇게 영향을 미친다.
삶의 질이 중요하니 더 많이 욕망하고 더 많이 소비하라는 광고 속 메시지가 진실인 양 여겨지고 사회는 갈수록 흙수저보다 금수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구조로 변해 가다 보니 나도 자주 잊고는 한다. 삶의 질이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걸... 가우디 같은 위대한 인물은 결코 물고 태어난 숟가락 색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렇다면 무엇이 흙수저 가우디를 건축의 신이자 독창적이고 위대한 인간의 전형으로 만들었을까?
그는 무엇이 우리와 달랐길래 범인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연금술의 신화를 이루어 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