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공쥬~님의 모자 BOQTA
BOQTA : PRINCESS HAT OF MONGOL
서양의 공주님 모자 에냉이 동양에서 건너온 아이템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마르코 폴로가 13세기 말 원나라를 다녀오면서 가지고 왔을 거라는 거죠.
.. 그러기엔 등장과 유행하기까지의 시간차가 너무 커 보입니다.
또 다른 설은.. 십자군들과 함께 손잡고 들어와 유럽에 처음 발을 들였으며, 이것을 프랑스 챨스(Charles) 6세의 아내인 이자보(Isabeau de Baviere)가 프랑스 궁정에 소개했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또한, 14c 후반 플랑드르에서 처음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후에 점차 프랑스 궁정에서 영국 궁정으로 유행이 퍼져나갔다는 설도 있지요. 그 시절 핫 플레이스는 플랑드르-지금의 벨기에 북부 지역-였고, 많은 나라의 상인들이 찾는 곳이었으므로 이 마지막 설이 가장 신빙성 있어 보입니다. 어차피 플랑드르는 15c 초 정략결혼으로 인해 부르고뉴 공국-현재의 벨기에, 프랑스, 네델란드, 독일, 룩셈부르크 일부 지역-과 합쳐지거든요. 유럽에 퍼지기에도 한결 수월해 보입니다. 부르고뉴는 지금의 포도주로 유명한 프랑스의 그곳 맞습니다.
복탁 (Bogtac, Boctat, Boghtaq, Bughtaq)
복탁은 몽골 여성 귀족들의 지위를 잘 나타내 주는 상징적인 복식으로, 진정 공주들과 왕비들이 착용한 모자입니다. 몽골어로 '복탁’은 서양 사람들에게 발음하기 어려웠던 걸까요? 13세기 중반 복탁을 처음 본 수사는 보까(Bocca)라 표현했으며 이후 보크타(Boqta)라는 비슷한 명칭으로 바뀌었는데, 아마도 그들의 귀에는 보까든 보크타든 복탁이든 모두 비슷하게 들렸나 봅니다.
이 복탁을 처음 봤던 -1253년에서 1255년까지 몽골을 여행한- 가톨릭 수사 'Willem van Rubroek'이 복탁에 대해 묘사한 것에 따르면,
상투를 틀고 갓을 쓰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
에냉 또한 쓰기 전 깔끔하게 헤어라인을 정리하고 남은 머리를 묶어 에냉 속에 넣어 썼다고 하니 문화가 그대로 전파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이런 높고 무거운 모자를 쓰기 위해서는 헤어라인의 정리가 필수였던 걸까요?
복탁의 속은 비어있고 꼭대기에는 공작 깃털이나 귀중한 돌로 장식했으나, 유럽에 와서는 공작 깃털을 구하기 어려워 가볍고 투명한 천으로 대체되었다고 합니다.
유럽의 13-14c는 암울하고.. 춥고 배고픈 시기였다면, 이 시기 동양은 몽골제국의 전성시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원나라에서 17년간 살게 된 시기도 13c 후반이지요.
전통적으로 몽골은 남녀 차별이 없는 평등한 사회였으며, 몽골의 딸들은 아이를 키우다가도 전쟁이 나면 활을 잡고 말을 타며 조국을 지켰다고 합니다. 얼굴을 베일로 감춘다던가.. 송나라 문화인 '전족'을 보고 '개나 줘버려!'를 외친 진정한 걸 크러쉬의 원조격이죠.
몽골 왕실 여성들은 전장에서 말을 타고 다니며 병사들을 지휘하고 평소 남성들과 레슬링을 할 정도로 무예에도 뛰어났으며 덩치면에서도 남성에게 뒤지지 않았죠. 복식 또한 남녀 차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높은 모자로 구분을 할 수 있었는데, 복탁을 쓴 그녀들을 멀리서 보면 철모와 무기로 무장한 군인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구글링만 해봐도 퐈이팅 넘치는 당찬 언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잠 못 이루던 아름다운 공주 쿠툴룬(Khutulun)에 의해 남성이 패대기 쳐지고 있습니다. 남자들과 종종 레슬링 내기 시합을 하던 멋진 모습의 그녀는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G. Puccini)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고, 그렇게 태어난 게 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죠. :)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tradecardsonline.com - Khutul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