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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다 Mar 11. 2024

퇴사 1일 전

# 요즘은 뭔가 귀차니즘 때문에 글이 잘 쓰이지 않아-

처음으로 1년이란 시간을 채웠다. 직장에서 1년이 어찌나 긴지. 작가 지망생이란 이름 하에 사회의 이곳저곳을 부표 마냥 떠돌아다녔다. 이제 그만 떠돌고 정착하자는 생각과 함께 1년 연장 제안을 거절했다.


반응은 다양하다. 아쉽다. 왜 그만두냐. 어디로 옮기냐. 뭐 할 거냐.

그럼 나는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 할 건데요? 


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퇴사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고, 인수인계할 사람이 왔다. 

요 며칠 알려드리고 이 일을 하실 수 있을까.

새로 오신 분이 안쓰러웠다.

1년 정리해 둔 매뉴얼을 보여드렸다. 

내가 힘든 만큼 당신은 힘들지 않길 바랐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 싶어 져 괜히 기분이 먹먹해졌다.

먹먹한 기분인데, 인계받는 분은 감사한 마음이라며 케이크를 사주셨다.


집에 돌아와서 괜스레 싱숭생숭한 마음에

남은 하루 잘 부탁드린다고 카톡을 보냈다.

카톡 인사에 따듯한 답변이 돌아와 마음이 더 씁쓸하다.

내일은 언제 정리를 마쳐야 회사에서 최대한 빨리 나올 수 있을까.


퇴사하고 나면 친구와 바튼 아카데미를 한 편 때리고

축하 파티를 열어야지.


나불대서 입술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작품 이야기를 떠들고 떠들 거야-


정신없었던 1년 

수고한 나.

잘했다.




ps-  버튼 아카데미인 줄 알고 대체 무슨 버튼을 만드는 아카데미인가 상상했는데, 버튼이 아니라 바튼이었다. 명작이란다. 시작시간이 애매하지만, 꼭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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