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뭔가 귀차니즘 때문에 글이 잘 쓰이지 않아-
처음으로 1년이란 시간을 채웠다. 직장에서 1년이 어찌나 긴지. 작가 지망생이란 이름 하에 사회의 이곳저곳을 부표 마냥 떠돌아다녔다. 이제 그만 떠돌고 정착하자는 생각과 함께 1년 연장 제안을 거절했다.
반응은 다양하다. 아쉽다. 왜 그만두냐. 어디로 옮기냐. 뭐 할 거냐.
그럼 나는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 할 건데요?
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퇴사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고, 인수인계할 사람이 왔다.
요 며칠 알려드리고 이 일을 하실 수 있을까.
새로 오신 분이 안쓰러웠다.
1년 간 정리해 둔 매뉴얼을 보여드렸다.
내가 힘든 만큼 당신은 힘들지 않길 바랐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 싶어 져 괜히 기분이 먹먹해졌다.
먹먹한 기분인데, 인계받는 분은 감사한 마음이라며 케이크를 사주셨다.
집에 돌아와서 괜스레 싱숭생숭한 마음에
남은 하루 잘 부탁드린다고 카톡을 보냈다.
카톡 인사에 따듯한 답변이 돌아와 마음이 더 씁쓸하다.
내일은 언제 정리를 마쳐야 회사에서 최대한 빨리 나올 수 있을까.
퇴사하고 나면 친구와 바튼 아카데미를 한 편 때리고
축하 파티를 열어야지.
나불대서 입술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작품 이야기를 떠들고 떠들 거야-
정신없었던 1년
수고한 나.
잘했다.
ps- 버튼 아카데미인 줄 알고 대체 무슨 버튼을 만드는 아카데미인가 상상했는데, 버튼이 아니라 바튼이었다. 명작이란다. 시작시간이 애매하지만, 꼭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