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덜어내고, 더하기
오월 십오일 화요일 새가 지저귀는 하늘이 맑은 날,
여러 가지 생각을 합니다. 나에게 상처 준 사람과, 또 나에게 위로 준 사람, 내 앞에 함정을 파두고 술수 부리려는 사람. 세상에는 각종 사람이 살고, 친구의 말처럼 우리는 인간은 나약함을 생각해 봅니다. 나는 오늘 맹세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럴 거야- 이렇게 하고야 말 거야- 저럴 거야-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맹세’란 인간의 나약한 몸 중의 세치 혀가 내뱉은 말입니다. 오늘은 사실, 해야 할 일들, 내가 스스로에게 하고야 말겠다 맹세한 일로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기필코 오늘 그것을 끝내리라 생각하며 미래의 걱정을 끌고 들어와 걱정 앞에 행동하는 하루, 어쩌면 그런 하루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신 내가 믿어줍니다. 나는 끝내리라 여긴 일을 하는 이라 믿어주고, 재촉하지 않고, 하루에 할 수 있는 딱 그만큼의 분량이면 충분함을 깨닫습니다. 스스로 고통받는 대신 잠시 편히 따듯한 장판에 앉아 맛있게 내린 커피와 함께 다큐멘터리 한 편을 즐깁니다. 바깥에는 그러는 동안 새가 쉬지 않고 지저귑니다. 창밖의 해가 밝게 부서지는 그늘과 들어오는지도 나가는지도 모르는 바람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너무 많은 고통과 괴로움은 오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맹세한 것은 그저 지키고 싶던 마음과,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었고, 나는 그것을 버립니다. 나는 압니다. 내 앞에는 열린 문과 길이라 그저 걸으면 됩니다. 그저 그날 몫의 험준함과 그날 몫의 작은 힘듦, 그러는 새에 보이는 부서지는 햇살의 풍경이면 충분합니다.
따라서 나는, 더는 맹세하지 않는 연습을 하고, 오늘 몫의 행복과 고난 위로와 슬픔만 짊어지려, 마음 가득한 걱정 불안을 들어오는지도 나가는지도 모를 바람에 날려 보냅니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떤가요. 나는 처음엔 좋았는데 점점 시끄럽게 여겨지는 플레이리스트와 새소리를 안주 삼아 공휴일에 놉니다.
오늘 당신이 행복한 하루를 보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만날 그날까지 안녕- 그리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