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그동안 가까이했던 것들 예를 들면 블로그, 테이크아웃 커피, 누워서 TV 보기 등과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배민 어플을 켜면 배달 가능한 업체가 하나도 뜨지 않습니다.' 이 한 문장으로 제가 생활하고 있는 곳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야근을 대하는 저의 자세입니다. 야근하고 돌아오면 밤 9시가 넘습니다. 매일요. 일이 넘쳐나게 많아요. 이상하건 이 상황이 싫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예전에 '워라밸'은 직장인으로서 취해야 할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했어요.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면, 오히려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회사에 제 자신을 조금도 양보하고 싶지 않았죠.
그런데 제가 변했습니다.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놀 때 열심히 놀자
요즘 저의 인생 모토입니다.
야근을 대하는 저의 자세가 달라진 이유를 꼽아 보자면,
첫째,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업계에서 주목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입사 지원서를 쓸 때, 짧은 업력에 비해 회사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른 점, 직원수에 비해 매출 규모가 상당히 큰 점을 보면서 도대체 이 회사에 무슨 비결이 있는 건지 궁금할 정도였으니까요.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 자체가 저에게 동기부여가 됩니다.
둘째, 제 인생에서 이 회사가 마지막이 될 텐데, 제 커리어를 어느 정도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습니다.이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셋째, 타고난 성격 때문입니다. 회사 일 너무 많습니다. 시골이라 직원을 뽑으려 해도 잘 구해지지 않아요. 다른 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원 한 명이 해야 할 업무량이 절대적으로 많아요. 제가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죠. 차라리 제가 야근을 해서라도 일을 끝내야 마음이 편합니다.
귀농을 결심하며 저에게 더 이상 회사 생활은 없을 줄 알았는데, 제가 이렇게 변하다니요! 이렇게 회사에 스며들고 있는 제 자신이 놀랍기만 합니다.
한편, 평일에 저의 라이프 없이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이건 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멀어진 것들을 다시 되찾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