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에 기대는 것
침잠하는 건 허물어지는 게 아냐. 기존의 생각을 말갛게 게워낼 때 취하게 되는 특유의 자세라고. 진정한 질서로 귀의하는 거지. 모두가 꼿꼿한 자세에서 권력을 느끼지만 화가는 화폭에 얼굴을 묻고, 연주자는 악기에 몸을 가누며, 작가는 글줄기에 빨려 들고,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는 것을 위해 눈을 감고 가슴을 기울이곤 해. 구부정한 건 세상에 지는 게 아니야. 잠시뿐이지만 다른 세상에 기대는 거야.
https://youtu.be/63HxNmNzFTo?si=8KjAIT5xHJIqSX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