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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구세 게메다 내추럴

by 모든

에티오피아 생두 이름이다. 올해 로스터리마다 구지 지역 생두가 자주 보인다. 폼이 좋다는 뜻이다. 얼마 전 니구세 생두를 구입했다. 어젯밤 아껴온 패키지를 뜯어 사랑스러운 스틸로 몸을 휘감은 로스터기에 넣었다. 산미가 있는 커피는 라이트 로스팅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다크로스팅도 나쁘지 않다. 어쩌면 더 좋을 수도 있다. 내 입에는 그렇다. 그렇게 진하게 생두를 볶았다. 커피를 마셔보니 심연처럼 깊은 목구멍을 통과하기 전, 꽃으로 만발한 들판을 연상케 한다. 입 속에 머문 향기는 피고 지는 꽃처럼 조심스럽게 사라진다.


어떤 커피를 좋아하는가? 만약 당신이 쓴 맛을 커피라고 주장한다면 까맣게 탄 고기 한 점을 입속에 넣으면 된다. 클린컵을 추구한다면 생수보다 깨끗하고 깔끔할까 싶다. 단맛을 최고로 여기면 맥심이라는 통곡의 벽을 만난다. 나는 여운이 남는 커피가 좋다. 계속 생각나는 그런 커피.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자꾸만 돌아보고, 떠올리게 되는 커피마다 특별한 여운이 있다. 오묘 로스터스의 산미 있는 커피는 니구세가 될 것 같다. 내 앞에 가을을 남기고 떠났으니까.


<여기는 오묘 로스터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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