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4일.
"엄마가 올해는 작가의 꿈을 정하고 블로그랑 브런치에 글을 써왔잖아.
내년 2023년에는 비트메이커가 되어서, 내가 비트를 만들어야겠어 "
" 우와 엄마. 대단해.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는걸 엄마는 생각하고 시작하는 모습이 엄마의 매력이야.
나는 언제나 엄마를 응원해 "
2022년 12월 26일.
" 딸이랑 미디어 아트 전시회에 가고 싶어 오늘 학교 마치고 엄마랑 가줄 수 있을까?
너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
" 음... 나도 가고 싶은데 학교 마치면 피곤하고 또 교복을 입고 가야하는게 내키지 않아서 "
" 그럼 엄마가 보고 나올 때까지 차안에서 기다려줄 수 있어? "
" 응. 그건 가능해. 그런데 배가 고파 "
우리의 입맛에 맞아 단골이 된 떡볶이 집에서
딸이 먹고 싶어하는 떡볶이와 소떡소떡, 주먹밥
나는 순대를 사들고 차에서 먹으며 전시장으로 출발하는데 딸이 말한다.
" 다른 사람들은 생각만 하는데 엄마는 실천을 하는걸 보면 참 멋있어. 엄마는 이렇게 참 매력적인 사람인데 자랑하지도 않고 겸손하게 사는것 같아. 이제부터는 엄마의 그런 매력을 알고 엄마가 더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어 "
" 딸이 그렇게 말해주니 용기와 희망이 생기네. 너무 고마워 "
" 엄마는 매력이 있는 사람인데 환경이 맞지 않았던것 같아 아까운 생각도 들고. 내가 응원해줄테니까 엄마 하고 싶은거 하고 살아 "
" 응 고마워 딸. 엄마가 딸도 언제나 응원하는거 알지? 네가 하고 싶은 것들고 함께 찾아보자 "
" 오키"
나는 소리를 좋아한다.
원래 그랬던것 같은데 나의 유년시절의 힘겨움과 부담감은
나의 좋아함을
시멘트 모르타르로 흙땅을 덮듯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생명력의 원천의 숨을 끊어놓있던듯 하다.
그렇게 소리와의 인연은 잊혀져 가고 있었다.
지금은 엄마인 나는 어린 시절 피아노를 6살때부터 16살때까지 10년을 배웠다.
어느 정도 소질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16살의 내가 음악을 하겠다 라는 결정을 하는 것을 어려웠다.
그 시절
나의 엄마도 나도 해보지 않았던 레슨을 위한 노력들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그렇게 음악에 대한 꿈은 나에게서 잊혀져갔다.
공부만이 생존의 길이었던 중고등시절을 지나서(지금도 그러한것 같다...보다 다양한 진로의 길이 시스템화되길 바래본다) 대학에 진학했는데, 그녀의 자취방 앞에 피아노 학원이 있었다. 피아노 학원의 여선생님은 클래식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고상함과는 거리가 먼 짧은 뽀글머리, 자두라는 만화에 나오는 자두 엄마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실력자였다. 나는 슈베르트, 어린 시절 동경했던 쇼팽의 녹턴과 즉흥환상곡을 배울 수 있었지만, 대학의 낭만는 나를 음악이 아닌 낭만의 그저 즐김으로 마감되었다.
그런데 30년이 지나니 나의 실력은 슈베르트, 쇼팽의 악보는 더 이상 보지 않는 걸로 되었다... ㅜㅠ...
그렇게 20년이 흘러 40대가 되자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내가 아닌 내가 원해서 사는 삶이 대한 욕구나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40대는 아이의 초등시절과 함께 보낸 10년의 세월이 되고,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도 나를 찾고자 하는 생각은 여전히 있었지만 실천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쇼미더머니를 아이와 함께하던 순간....
가슴이 쿵쾅쿵쾅~~뿌뿌뿌~~
30년 전 이미 힙합을 사랑하던 지금은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친구가 떠올랐다.
' 아~이 맛이구나~~!! '
아니나 다를까 초 6때부터 힙합을 파고 있던 아이가(지금은 일본게임 덕후가 되었다...ㅜㅠ)
비트를 만들 수 있는 앱을 알려준다.
' 우와 이런 신세계가~~ '
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 앱의 조작은 생각보다 쉬웠지만
나에게 일상이 그리고 또 다른 꿈인 작가라는 꿈이 있었다.
그래서 비트 만들기는 후순위로 밀려있었다.
그렇게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올해 2022년 1월 1일이였고
지금은 2022년 12월 27일이다.
사실 지금 집의 경제 사정이 힘든 시기이다.
그래서 2년전부터 계획했던 내년 북유럽 여행(크리스토퍼의 나라)도 취소했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1년에 하나씩 나를 친절하게 다정하게 대하며
나를 위한 계획들을 실천하려 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이젠 더 이상 핑게대지 말자.
50년 핑게 했으면 그만 할때도 됬다.
지금껏 잘 살았고 잘해왔어.
니가 원하는거 해도돼.
응원한다.
나에게도
딸에게도 말한다.
딸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마음껏 집중하고 몰입하며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내가 옆에 있어주고 싶다.
내가 오히려 더 많이 받은 엄마임으로
수억만년 우주를 지나 나에게 와준 아이에게
내 온 마음을 다해 구애한다.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기념으로 어제 만든 내 비트를 올려본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