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급하게 일어나 아침준비를 하고 출근준비를 하는데
어제 버렸던 딸아이의 마스크가 생각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딸아이가 그 마스크를 찾는다.
그 마스트는 딸아이가 며칠을 썼기에
내가 보기에 버려야 할 것 같아서 버렸는데 사달이 난 것이었다.
" 엄마 저번에도 나한테 말하고 마스크를 버려서 다시는 안 한다고 해놓고 또 버렸었잖아 "
" 맞아. 정말 미안해 "
...
차로 등교를 하는 딸이
아무 말 없이 그냥 나가버린다.
급하게 따라갔더니 엘리베이터가 벌써 내려가고 있었다.
순간 내 모습이 보였다.
" 에휴..."
가방, 노트북, 어제 진행했던 강의 준비물, 보조백까지
내가 들고 있던 가방은 모두 4개였다.
아침 식사는 6시 반에 일어나 준비를 했고,
출근 준비를 위해 씻고,
머리 묶어주고, 이부자리 정리하고 나왔는데
가방이 4개에, 엘베는 떠나고...
뭐가 미안하단 말이야?
마스크 좀 버릴 수도 있지... 내가 깨끗하게 하라고 그런 건데, 내가 방청소도 해주고,
비타민도 챙겨주고, 밥도 해주고, 세탁도 해주고, 얼마나 챙기는데...
그런데
내 가방 4개 중에 한 번을 들어준 적도 없으면서...
마음에 속상함과 화가 생긴다.
다시 올라온 엘베를 타고 차가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입구에 아이가 폰을 하면서 서있다.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한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표정도 굳어있었을 것이다.
차에 같이 타고 등교하는 딸이 먼저 말을 한다.
" 뭐 화나는 일 있어?"
" 아침에 출근 준비하고, 아침 준비하고, 가방 4개를 들고 가야 하는 게 지치네 "
" 그럴 수 있겠네 "
" 그러게 왜 마스크를 버려?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저번에도 그러더니 오늘 또 그러고 "
" 그래 두 번째네. 그게 잘 안 되네. 미안하다. 이제는 네 물건에 손대는 거는 안 해야겠다. 방에 있는 물건들도 만지지 말아야겠어 "
" 오늘 학교 가서 타로카드 보는 거 해야 하는데 아 진짜 하기 싫다. 짜증 나 "
...
그렇게 아침 등굣길이 종료되고, 이제는 나의 출근길이 시작되었다.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
나는 매일매일 딸을 위해 준비하고 챙기는데 딸은 내 가방 하나 들어주지 않았고,
나는 딸의 위생을 걱정해서 마스크를 정리한다고 한 건데
딸이 원하는 않는 것을 한 나의 행동은 정당화되지 못했다.
' 나는 무엇을 원했던가? '
' 왜 화가 나는 거지? '
내가 딸에게 인정받고 이해받고 싶었구나.
내가 딸과의 관계가 좋기를 바랐구나.
내가 딸과의 좋은 관계만을 바라고 있었구나.
내가 딸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 너무나도 노력하고 있구나.
나에게 딸과의 좋은 관계가 너무나도 필요하고 거기에서 힘을 받는구나.
나에게 딸과의 좋은 관계는 안전감과 편안함을 주는구나.
나는 내 딸을 진짜로 좋아하는구나.
나는 딸과의 좋은 관계, 따뜻한 관계에 집중하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상대도 나도
좋은 관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배려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서로의 역할에 대해 더 넓게 수용하지 못하고 속상한 감정에 빠져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내가 처한 상황, 서로의 마음을 봅니다.
그렇게 화를 흘려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