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엑스 세대, 아이들은 알파 세대
아이는 음악 게임, 리듬 게임을 좋아한다.
아이가 하는 음악 게임, 리듬 게임에도 아이돌이 있다.
그들은 현실의 아이돌처럼 이름, 배경,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다.
그것을 세계관이라 부른다.
자신만의 스토리와 세계관이 있는 아이돌이라.
내 아이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한다.
자신의 개성과 세계가 확실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게임 속에 있기 때문일까
게임 속의 그들을 만나기 위해
늘 게임을 한다. (내가 바라는 것보다 엄청 많이 한다.. 그래서 갈등도 있다)
그러다 이번 12월 31일에
아이가 동경하는 게임 캐릭터들이 하는 이벤트 및 콘서트가 있었다.
아이는 그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티켓팅을 한다.
(얼마나 설렐까? 나도 크리스토퍼의 콘서트에 간다고 생각하면 밤잠을 설칠 것 같다...ㅎㅎㅎ)
들뜬 아이는 같이 갈 친구에게도 연락을 한다.
친구들도 무조건 간다이다.
그렇게 아이 셋과 나는
울산에서 부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마침 그날이 12월 31일... 두둥....
차 안이다.
아이들은 각자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얘기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좋아하는 노랑 & 분홍 같은 아이,
성실하지만 시크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좋아하는 청회색 같은 아이,
도도하지만 활동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좋아하는 보라색 같은 아이.
그 캐릭터들은 아이들 각자를 닮기도 했다.
아이 셋은 노래도 부르고, 게임도 하면서 차 안에서의 시간을 즐긴다.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
아이들이 조금씩 피곤해질 즈음 도착을 한다.
차가 막힐까 걱정을 했지만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오전 12시에 출발을 했고, 2시간이 걸려 아이들의 세계가 있는 장소로 도착했다.
그런데
주차장이 고속도로보다 더 막혔다. 늘 그렇듯이.
일일 기사인 내가 주차를 하는 동안 아이 셋은 먼저 내려서 자신들의 세계로 갔다.
그곳이 어디인지 나를 짐작할 뿐이다.
아이들을 가고 긴 웨이팅을 기다린 나는 주차를 하고 쇼핑을 한다.
그런데 왜 내가 더 편하지?
왠지 편안하고 자유로운 이 느낌은 무엇인지 (푸하하하~~)
그렇게 두어 시간을 떨어져 있던 우리는 밥을 위해 다시 만났다.
아이들 손에는 자신의 최애 캐릭터들의 카드가 가득하다.
랜덤인 캐카를 벌써 서로 교환도 끝난 상태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또 사진을 찍는다.
그제야 고픈 배가 느껴지는 듯 끼니를 말한다.
우리는 토종 한국인인데 메뉴는 피자와 스파게티이다.
엑스 세대인 내가 어릴 때 외식했던 음식은 돈가스나 고기였는데,
알파 세대인 아이들의 외식 음식은 피자와 스파게티, 치킨이다.
아이들이 선택한 음식점 또한 뉴욕 스타일의 피자집이다.
아이들은 한국에 있지만 뉴욕을 꿈꾸고 있는 걸까?
아이들이 밥을 먹는다.
세 명이 밥을 먹는 것을 보니 그저 마음이 좋다.
무슨 얘기를 할까 궁금해서 귀를 기울여본다.
" 어제 우리 같이 가자, 안 된다 하면서 진짜 복잡했었어 "
" 그랬었어 "
" 지금 몇 시야? "
" 갈 준비 해야겠다 "
" 내 캐릭이 널 관찰하고 있다 "
" 부담스럽다 "
그렇게 먹고 얘기하던 아이들이
이벤트 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나는 아이들이 있던 자리에 남아
2022년 12월 31일의 추억을 지금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