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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Be Mee Feb 02. 2023

왔다리 갔다리 커가는 아이 1

아이도 자신감과 주저함 사이를 오고간다

방학중인 아이와 부산으로 간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덕후 활동을 하기 위해서이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활동이지만

엄마인 나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즐거움이 되기 위해서는 즐겨야하는 법인데

일곱번의 방문이 되어서야 나는 즐길 수 있었다.

일곱번의 방문이 되어서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

아이에게 함께 하자고 요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눈치를 보고 살줄이야....ㅜㅠ)


부산으로 가면

아이의 덕후활동 장소는 미리 정해져있다.

정해진 곳을 루틴처럼 방문하고,

루틴속에서 아이는 자신이 계획한 일들을 한다.

계획을 실행함에 있어서

아이는 자신감에 차 있을 때도

괜한 겸손함을 보이기도

주저함과 초조함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한 일은

온라인 게임 캐릭터 카드를 교환하는 일이다.

아이의 루틴 장소에 가면 

아이처럼 게임 캐릭을 구입할 수도 있고

구입한 것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장이 펼쳐져있다.

그 장이 아이에게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이다.


그 장 안에서 아이는 

때로는 자신감을

때로는 주저함을 보인다.

그런 아이의 곁에 있어주며

아직은 마스크 안에 있는 

내 입속에서

여러 모습을 지닌 단어들이 나왔다 들어갔다 한다.


' 좋았어 '

' 음 좀 하는데... '

' 불안해보이네 '

' 긴장을 왜 하지 '

' 자신감이 없네 '


이윽고 말해 버린다.


" 엄마랑 같이 해볼까? "

" 아니. 내가 할께 "


그렇게 중학생인 아이는 아직 초등같다.

덕후활동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도 초등처럼 보이는 캐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자신의 새로운 세계로 입문하고 시도한다.

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테이블로 간다.


" 저랑 교환 하실래요? "

" 좋아요 "


그들은 각자 카드들을 펼쳐놓고 각자의 욕구를 가지고 표현한다. 

새로온 세계에서 돌아온 아이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시도만을 한채로 돌아오기도 한다.

(시도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아니었지만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의미가 있다)

그렇게 시도를 하고

이제는 다른 것들을 하러갈 차례이다.

그런데 아이가 갑자기 말한다.


" 교환이 안 되면 나한테 양도하라고 한번 더 말해볼걸 "


루틴 장소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던 중이었다.

내가 말했다.


" 다시 한 번 가볼까? "

" 응. 그래도 돼? "

" 응. 다시 한 번 가보자 "


그렇게 우리는 함께 움직인다.

아이는 양도 성사를 위해 다시 한 번 움직이고,

나는 나의 볼일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장소로 이동한다.

잠시 후 우리는 다시 만났다.


"양도 안하고 교환만 한대 "

" 그랬구나 "

" 어쩔 수 없네 "

" 응 . 돈을 써서 더 구입하고 싶지만 통장에 있던 십만원에서 앞자리가 구만원으로 바뀌면 너무 기분이 나싸어 못견디겠더라고. 그래서 참아야해 "


용돈을 주는 쪽쪽 써버리던 아이가 통장 잔고 관리를 하는 모습이라니~~

(기쁘다 구주 오셨네~~유레카~~!!)


" 우와 네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카드 교환과 판매 사업을 해보더니 돈에 대한 생각이 생겼네 "

" 그렇게 되나봐 "


그렇게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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