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한 친구

대학교 상담 센터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했던 시절이었다.

한 친구를 알게 되었다. 그 친구와 3년 뒤 독서모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이후로 가끔씩 연락을 하고 만나며 지내왔다.

친구는 문화기획자로서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시작은 지역에서 문화기획을 하고 있는 사람과의 만남이었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친구는 많은 기획을 제안하고 실행하였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힙합 유툽 방송 및 직업의 탐구에 관한 영상을 제작하였다.

하지만 모든 일은 좋을 때도 힘들 때도 있는 법....

자신이 생각한 이상과 현실을 다른 점이 있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힘인 심리적인 힘도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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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어려서부터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그리고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집안의 경청자이자

집의 분란을 막아주는 보호자의 역할을 하였다.

그 역할을 통해 친구는 자신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인정을 받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친구를 자신의 집안에서 놓아주지 않고, 벗어나기 어렵게 하는 이유도 되었다.

직업을 가진 이후의 집안에서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요구는 여전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병 청자와 보호자의 역할이 주어진다는 것이었다.

궁금해졌다.

왜 동시에 그러한 사명이 친구에게 생기는지...

답은

' 조직에서 자신의 존재와 역할이 다른 사람에게 대체될 수 있는 것이라면, 친구는 그런 조직은 떠나고 싶어진다 '

고 말 한 데에 있었다.

그러면서

존재와 역할로 인정받고 증명되는 것이 힘들면서도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존재는 그 사람의 역할과는 상관없이 수용되는 것이고,

역할은 그 사람의 행동을 통해 인정받고 쓰임이 되는 것인데

친구는 가족과 직장 두 곳 모두에서

두 가지 역할 모두를 기꺼이 수행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지낸 지 2년 만에 몸이 아파진 것이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모든 곳이 아팠다.

아픈 도중

친구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가정을 꾸리면서 친구는 자신의 새로운 존재로서의 역할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픈 이유와 과거의 삶을 돌아보기 시작하였다.

친구는 자신의 과거 모습과 역할에 대해 인식하고 생각하며 통찰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가족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가정에서의 그 친구의 역할은

과거의 경청자와 보호자가 아닌

역할 수행자와 책임지는 자로서의 역할이 되었다.

스스로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자신이 선택하고 만든 새로운 세상 안에서

친구는 이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는 행동가이자

행동에 대해 책임지고자 하는 사람으로 변신해 있었다.

그것은

존재와 역할로 인정받고자 하는 친구가 변신한 모습이었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달라지면서

그 친구는 어쩌면 처음으로, 오롯이 자신이 선택한 존재와 역할의 모습을 찾아냈는지도 모른다.

과거 가족에서의 경청자와 보호자로서의 모습이

현재 가정에서는 행동가이자 책임지는 사람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서

직장에서의 존재와 역할에서의 모습도

행동하고 책임지는 사람으로 변신하였다.

친구의 변신은

가족과 일 모두에 적용되었고 일관성을 보였다.

그리고 친구의 일관성의 원칙은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수용 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모습과 행동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친구는

자신의 모습과 행동으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수용 받고 인정받고

거듭나고 성장할 수 있는 모습과 행동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서로를 수용하고 인정해 주고 성장하는 모습이

친구의 가치관과 연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자신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비로소 자신이 선택한 삶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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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선택한 환경에서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함을 통찰하게 된다.

단 유의해야 할 것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한 것들이

과거와 같은 정서적, 감정적 습관이나 역동으로 되풀이되지 않기를, 자신이 원하는 정서적, 감정적 습관과 역동까지도 변화되기를 바란다.

성인이 된 인간은

환경도 존재도 역할도 정서와 감정도 선택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변신한 친구와의 귀한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