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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심리학
by
soulgarden
Sep 7. 2022
태풍
며칠 전부터 대비하라고 알려오는 인간의 소리
구름과 바람과 빛의 고요함
무엇이 오고 있는 것일까?
드디어 그가 왔다
구름과 바람과 비를 이끌고 나타난 그의 기세 등등함
내가 왔노라
나의 힘을 보아라
힘이 지나간 자리에
처리해야 할 흔적이 남는다
모든 힘이 지나간 자리엔
치워야 하는 흔적들이 남겨진다
태풍이 지나갔다.
그전 태풍의 피해로 인해 안전 의식이 투철해진 우리는 막강한 대비를 한다.
막강한 대비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개인 내적으로는 두려움과 불안, 현실적 피해의 최소화, 태풍 후의 시작을 위한 대비일 것이다.
조직적으로는 기상 예측에 대한 확실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었을 것이다.
며칠간의 대비 기간을 지나 태풍이 왔다.
대비하고 기다린 만큼보다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 태풍이었지만
대비한 보람이 있었다.
피해의 최소화와 대비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준비와 대비는 그렇게 최선을 생산한다.
하지만 준비와 대비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두려움과 불안으로 인한 이 순간의 기쁨과 몰입(flow)을 잃어버린다.
대비 동안은 만들어진, 의도했던 두려움과 불안, 걱정을 만들어야 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지나간 태풍의 자리에
태풍의 힘을 증명하는 쓰러진 나무들과 간판, 나뭇가지들과 여러 잔해물로 만들어진
치울 거리들이 생겨있다.
어쩌면
그 치울 거리들은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기 전부터 있어왔던
내가 외면해왔던
내 마음의 치울 거리들이 아니었나 한다.
풍성한 뭉게구름과 잔잔한 바람, 따뜻한 빛의 힘으로
감추어져있던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은
준비와 대비를 통해 재정비를 한 후
한바탕 힘겨루기를 한 이후
치울 거리들의 정체를 보여준다.
그 안에 감추어져있던
정말 내가 보아야 하는
내 안의 치울 거리들을 보여준다.
그 찌꺼기들을 치우며
나는 비로소 그 치울 거리들을 생각한다.
나의 치울 거리들은
내가 멈춰야 하는 것,
우리 모두의 행복에 대한 관심이었다.
내가 멈춰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나만의 판단-말과 행동-이었다.
그렇게 판단을 멈추고 느낌을 따라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다시 나만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다.
가슴속에서 가만히 놔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울림이 다시 온다.
나와 우리 모두, 세상의 행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들의 슬픔과 좌절보다
그들의 행복과 기쁨을 통해
모든 생명체의 탄생과 몰입에 대한 기쁨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사기캐 태풍이 보여준 힘은
대비의 중요성과
힘이 남기고 가는 흔적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힘이 남기고 간 치울 거리들은
내 마음의 치울 거리들을 공명시켰다.
어떤 힘이든
그 힘을 쓴 자리에는 흔적과 치울 거리들이 남는다.
하늘과 빛은 언제나 어느 순간에도 있다.
바깥에도
내 마음 안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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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 통찰을 통해 삶의 사명을 알고, 친절함의 행동으로 실천하는 나눔과 공유, 삶의 가치들에 대한 근원과 영향들을 경험과 사색을 통해 글로 표현하는 unique 상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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