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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선 Jul 06. 2023

제주도로 떠나는 갤러리 여행 2부

두모악 갤러리와 왈종 미술관

지난주에도 KBS라디오 오늘아침1에서 예술로 떠나는 여행 제주도 제2편을 소개했는데요, 이번에는 김영갑 선생님의 김영갑 두모악갤러리와 이왈종 선생님의 왈종 갤러리를 소개해 봤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만만치가 않네요 ㅎㅎ 그래도 내용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예술가라면?

 소를 많이 그려서 한국의 미를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이중섭 화백,  물방울 화가로 프랑스에서 명성을 얻은 김창열 화백이죠. 그래서 오늘은 제주도를 목숨과 같이 사랑했던 또 다른 두 명의 작가님들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어떤 곳이 있을까요? 

먼저 사진작가이신 김영갑 선생님의 김영갑 두모악 갤러리입니다. 1957년 부여 출신이신데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1985년부터 20여 년 동안 남은 일생 동안 제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을 사진을 찍었죠. 즉 제주도만을 찍으시는 제주 전속 사진작가님이 된 셈이죠. 




제주도를 얼마나 사랑하셨길래 제주도 사진만 찍으세요? 

식사도 안 하시고 사진을 찍었다고 표현하면 좋을 듯해요. 식사하실 비용까지 아껴서 필름을 사신 것이죠. 그리고 오로지 제주도를 사진에 담는 작업에 모든 열정을 바치셨다고 해요. 그리고 필름 살 돈까지 떨어질 때에는 대출을 받으셨죠. 바로 전당포에서. 카메라 두 대 중 한대를 전당포에 맡기고 나머지 한 대로만 사진작업을 했을 정도로. 그만큼 예술혼에만 의지한 사진작업을 이어 나갔습니다.  

잘보존 되어있는 삼달국민학교 현판

그리고 작품집이 완성되자 어렵사리 폐교가 된 삼달리에 위치한 삼달초등학교를 구해 갤러리를 준비하게 됩니다. 삼달초등학교는 2008년을 마지막으로 폐교가 되었지만 두모악 갤러리에 가시면 삼달초등학교라는 현판이 아직까지도 그대로 걸려있습니다. 

두모악이란?

4년 동안 김영갑 선생님께서 손수 리모델링을 하셔서 2002년 김영갑 두모악 갤러리로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가운데에 두모악이라는 뜻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간단히 말하자면 제주도의 신분증입니다.  

두모악(豆毛岳·豆毛惡·頭毛岳)은 제주 사람을 부르는 별칭인데요. 제주도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식자재가 바로 싱싱한 해산물이죠.  


그래서 제주도에 사는 해녀들과 어부에게는 세금 대신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進上) 해산물을 채취하는 의무가 부과되었어요. 그래서 제주도에 사는 사람은 두모악이라는 일종의 신분 표시를 해두고 세금 대신 해산물을 납부하도록 했다고 해요. 즉 해산물을 진상할 수 있는 제주도민의 신분증이었던 셈이에요.


두모악 갤러리의 관전 포인트는?

갤러리는  두모악관, 하날오름관 이렇게 두 개관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접하는 사진 규격보다 가로로 긴 파노라마(6인치*17인치) 규격 필름으로 대다수 작업을 했는데, 실제 작품을 보면 제주도의 초원과 여유가 느껴지는 자연이 느껴지는 사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자연풍경사진들도 멋졌지만 제주의 옛 모습과 해녀들이 물질이 끝나고 쉬고 계시는 모습을 찍은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갤러리에 가면 김영갑 작가님도 만날 수 있나?

아쉽게도 김영갑 선생님께서는 2005년 갤러리 오픈 3년 만에 돌아가시게 되었는데요 사진작업을 하시는 와중에 손이 자주 떨려서 병원에 가셨더니 루게릭병이라는 근육이 녹는 불치병 진단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시는데요 폐교를 갤러리로 만들기 시작하신 지 1년 만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으셨기 때문에 투병 중에 갤러리를 만드시게 된 것이죠. 

작품 활동과 갤러리 완공의 의지를 불태우시며 6년간의 투병 끝에 돌아가시게 되었고 작가님의 유언대로 유해는 두모악 갤러리의 운동장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또 추천할 만한 갤러리는?

2013년 서귀포시 정방폭포 바로 옆에 개관한 왈종미술관인데요 건물외관이 아주 특이합니다. 멀리서 보면 백자 찻잔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요. 관객 동선을 고려해 구석구석 교묘하게 공간을 뚫은 모양이 가야 토기도 와도 비슷하게 생겼는데요. 이왈종 화백님께서 건축가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디자인하신 건물 모양을 아예 백자 도자기로 구워 보여주면서 설득하셨을 정도로 이왈종선생님의 예술세계가 함축된 미술관입니다.  

이왈종 화백은 어떤 작품을 하시나요?

이왈종 화백은 어찌 보면 미술계의 멀티플레이어신데요 동양화를 전공하셨지만 고전적인 동양화의 한계에서 벗어나 수묵에 채색 작업의 현대화를 추구하셨습니다. 즉 컬러가 더해진 수묵화를 그리신 거죠. 이러한 채색기법을 통해 한국화의 현대적 접목을 시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재료나 기법에 있어서도 서양화의 아크릴을 사용하거나 부조 기법 등을 이용하여 동서양의 재료에 관계없이 작품을 제작할 뿐 아니라 보자기, 조각, 도자까지 회화와 조소를 넘나들며 아주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고 계십니다. 화가이자 도예가 또 조각가이시기도 한 것이죠. 

미술관의 구성은?

왈종미술관은 1층에는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등의 금고라고 불리는 수장고, 그리고 도예실이 있고, 미디어 아트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층에는 작가의 평면회화, 도예, 목조각 및 미디어 아트 등으로 구성된 전시실이 있습니다. 3층은 작가의 작업 공간과 작가가 사용하는 명상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으셨어요 그리고 옥상정원도 마련해 두셔서 제주도의 남쪽 바다와 섶섬, 문섬 , 새섬 및 한라산 정상의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왈종미술관 옥상 전경


관람해야 하는 작품은?

 이왈종 화백님께서는 특히 제주도의 봄을 담은 작품을 많이 그리셨는데요,, 제주에 피는 봄꽃에서 많은 영감을 받으셨다고 해요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꽃은 항상 인간에게 에너지를 주는 존재입니다. 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된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왈종미술관에 가시면 제주도의 봄 꽃들이 담긴  '제주 생활의 중도' 시리즈들을 유심히 관람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주도에는 이러한 아트 갤러리들이 얼마나 많나?

유명한 곳만 넣어도 20곳이 넘습니다. 정말 이런 미술관, 박물관 등으로만 즐겨도 충분한 제주도 탐방인데요, 기회 되시면 제주도의 멋진 풍광을 작가들의 철학이 담긴 작품을 통해 함께 공감하고 오셔도 무척 매력적일 듯합니다.   



2023년 6월 29일 보이는 라디오 방송내용 입니다. ^^

https://youtu.be/23ZnEaXGm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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