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향기 뿜뿜 삼총사, 라벤더 로즈메리 유칼립투스

방충 효과에 음이온 방출까지, 천연 디퓨저의 건강하고 은은한 향 즐기기

긴 겨울을 맞이하며 한편으로는 ‘와, 이제 풀 안 뽑아도 된다. 이제 자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이른 아침마다 혼자 즐기던 잔디 냄새, 물과 햇빛이 보여주는 반짝거리는 보석들, 싱그러운 초록을 당분간 볼 수 없다는 섭섭함이 밀려왔어요. 잔디를 깎고 물을 뿌려주면 집안 가득 잔디 향이 들어와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요. 봄까지 잔디 향이 그리워 어쩌나 하다가 허브류가 떠올랐어요. 겨울 내내 향을 뿜어 기분 좋게 해 준 라벤더와 로즈메리, 유칼립투스 3 총사입니다.

     

애증의 유칼립투스

오기가 날 정도로 까탈스러운 유칼립투스

유칼립투스는 늘 실패하면서도 화원에 가면 습관적으로 데려오는 애증의 허브입니다. 오기가 날 정도예요. 새벽에 일어나면 유칼립투스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려 시원한 향을 즐기는 데요, 한 줄기는 가슴팍으로 쑥 들어오고, 다른 한 줄기는 머리로 올라가 개운하게 하루를 시작하도록 도와줍니다. 꽃이 아름답게 덮여 이름도 그리스어로 ‘아름답다’와 ‘덮인다’의 합성어라는데, 아직 꽃을 본 적은 없습니다.


유칼립투스는 정말 까다로워요. 물이 조금 부족하면 잎을 있는 대로 쭈글쭈글하게 인상을 쓰고, 잠깐 방심하면 벌레가 생겨요. 어느샌가 응애가 기어 다니고, 진드기가 붙어 있어요. 이러다가 무당벌레를 키워야 하나 싶기도 해요. 하도 까다로워서 조금 미워지려고 합니다. 겨울이 시작할 때 네 포트를 데려왔는데 벌써 한 포트는 이별했어요. 일주일에 두 번씩은 물을 줘야 하는 상전이지만, 향이 너무 좋아 또 키우게 됩니다.

     

스테이크 구울 때 필수! 로즈메리

스테이크 구울 때 필수인 로즈메리

로즈메리는 까다롭지 않게 생겼는데, 한 해를 넘겨 키우기 힘든 허브예요. 이태리 요리에 많이 쓰이는 허브라 저는 항상 한 그루 이상은 키웁니다. 로즈메리는 특히, 고기랑 잘 어울려요. 스테이크를 구울 때 버터와 함께 넣어 향을 우려내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스테이크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어요. 바비큐용 고기를 시즈닝 할 때 한두 줄기를 올려 주면 보기에도 좋고, 고기에 향이 배 풍미도 더 좋고요.


작년 겨울에는 목대가 되어 나무처럼 자란 큰 로즈메리를 보낸 적이 있어 더 소심해졌지만, 그래도 다시 도전합니다. 큰 아이를 데려다 놓으니 관리가 더 어려운 것 같아 작은 포트 4개를 사 왔어요. 로즈메리 화분에 물을 줄 때엔 뿌리에서도 향이 느껴져 찰나의 행복이 있습니다. 손으로 쓰다듬어 주면 냄새가 손에 배어 한동안 기분이 좋아요.

     

신선하고 깊은 향, 라벤더

요즘 점점 더 좋아지는 라벤더. 싱싱한 라벤더 향은 최고예요. 봄을 맞아 꽃이 잔뜩 피었는데, 사랑스러워요.

요즘엔 라벤더가 점점 더 좋아지는데요, 자기 전에 라벤더 오일을 핸드크림에 꼭 섞어 바르고, 베개에 몇 방울 떨어뜨릴 정도예요. 처음 키워보는 허브지만, 도전! 새로운 식물을 데려오면 공부도 해야 하고 적응해야 하지만, 또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향을 맡아보고 사느라 일부러 꽃시장에 갔었어요. 라벤더는 겨우 세 포트만 남아있지만, 아쉬운 대로 데려왔습니다.


허브류 중 라벤더가 포름알데히드 제거량이 가장 높다고 해요. 음이온도 많이 발산해 공부방용으로 추천되는 식물입니다. 방충 효과가 있어 여러 가지로 사람한테 이로운 식물이에요. 봄이 되면 나무 아래에도 잔뜩 심어 줄 거예요. 라벤더 잎을 두 손으로 살짝 움켜 주고 코를 대고 킁킁거리며 향을 맡을 때 가슴 가득 채워지는 라벤더를 품은 신선한 공기. 아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킁킁거리던 그때가 떠오를 만큼 행복한 찰나의 순간입니다.


허브 잘 키우기 해가 잘 드는 곳 + 토분에

허브류는 해와 바람을 좋아해서 실내에서 키우긴 좀 어려워요. 집안에서 키울 때는 해가 가장 잘 드는 곳에 배치해 주시고 통풍에 신경을 써 주셔야 해요. 이번 겨울에 데려온 허브들은 생각보다 오래 건강한 컨디션으로 자라고 있는데요, 토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로즈메리, 라벤더, 유칼립투스 같은 허브류는 향에 방충, 살균 효과가 있어 실내공기를 건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향을 집안 전체에 은은하게 풍기고 싶을 땐 허브 앞에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를 틀어주세요. 디퓨저에서 느끼기 힘든, 신선한 향이 가득한 실내를 만들어 줄 거예요. 나무는 먹을 수는 없어서 아쉬운데, 허브는 관상용+식용이 되니 실생활에서 두루두루 먹고 쓸 수 있는 실용성이 있어요.


늘 실패했던 허브류를 토분에 심어 무사히 겨울을 나니 뿌듯합니다. 죽었다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작은 성취를 이루어 내는 것. 조막만 한 자신감이 제 마음에 긍정의 바람을 불어넣습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이별의 순간은 찾아옵니다. 누구 탓도 아니에요. 살아있는 건 언젠가 다 자연으로 돌아가니까요. 더 재미있고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내야겠어요.

왼쪽 코너의 로즈메리. 멋지게 자란 녀석이 죽어 너무 슬펐어요.

Like it / 공유 / 구독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부탁드려요!


2018년 5월 27일 JTBC 다큐플러스 방영분입니다. 

식물을 200개나 키우는 이런 희한한 사람도 다 있구나. 하고 참고만 해 주세요!  

공기정화식물과 공기청정기로 실내공기를 관리하는 얘기가 궁금하시면 아래 매거진에서 보실 수 있고요, 

글을 하나하나 클릭하는 게 너무 귀찮다 하시면 책으로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덕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면 (브런치 독자들이 원하신다는 전제 하에) 무료 강연회 하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아래 블로그도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티스토리 버전으로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


이전 17화 자고 일어나면 쑥대밭, 쑥 처리법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