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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Sep 15. 2021

크루의 흔한 클래식은 무엇인가요

저마다의 추억이 축적된 클래식

가을이 온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이번 여름은 쉬이 떠나지 않을 요량인가 봐요.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크니까 감기 들지 않게 겉옷을 꼭 챙겨 다니세요! 지난 호를 못 보고 이번 호를 처음 보신다면, <초록생활> 0호를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크루시(CRSH)가 어떤 브랜드인지, <초록생활>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새로운 옷을 사려 하는데 흔한 디자인 같아서 망설인 적 있나요? 가령 그레이 맨투맨이나, 검은색 컨버스화 같은 것 있잖아요. 새로운 옷이라고 하기엔 왠지 개성이 없는 아이템처럼 여겨져 은근히 구매가 꺼려지곤 하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입고 싶을 때 옷장을 열어보면 없는 아이템이기도 하죠.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흔한 만큼,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요. 혹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생각날 만큼 진한 잔상을 남긴 아이템이라고요.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클래식이라고 부르곤 해요.


시간이 축적된 클래식에는 저마다의 추억이 담겨 있어요. 그 추억은 ‘나’를 만든 일부이기도 하고요. 이국적이고 생소한 개성이 넘치는 때에 $%name%$ 크루를 이룬 클래식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plant


삶의 한 자리, 소나무

profile.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로 전국 곳곳에 자라는 상록 침엽수. 소나무는 우리나라 산림에서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잣나무와 구별할 땐 보통 잎의 개수를 본다. 소나무의 잎은 2개이고, 잣나무는 5개의 잎을 가졌다. 바람에 송화가루를 날려 번식을 하는 풍매화. 일반적으로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암벽이나 가파른 지형에서도 잘 자라며, 햇빛을 좋아한다. 현존하는 생물 중 가장 오래된 식물이 소나무과일 정도로, 생존 능력이 뛰어나다. 사진 ⓒ국립수목원


우리나라 식물 중에 가장 흔한 건, 당연히 소나무 아닐까요? 우리나라 산림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니, 식물 5개를 심으면 그 중 1개는 소나무라는 거잖아요. 잣나무와 헷갈릴 순 있어도 우리나라에 태어나서 소나무를 본 적 없다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우리나라 국가 ‘애국가’에도 등장하고, 대중가요에도, 소설과 시, 그림···,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예찬은 끊이지 않습니다.


흔한 걸 넘어서 신성한 식물로 여겨지기도 해요. 조선시대에는 소나무 벌채를 금지하는 법이 있기도 했어요. 여러 주요 문화재나 당대의 양반집 가옥들이 소나무로 만들어진 걸 보면 우리나라 조상들이 얼마나 소나무를 귀하게 대했는지 알 수 있죠.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 나무인데, 이렇게 대우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쩌면 절개를 강조하던 우리나라의 사상과 맞닿아 있지 않나 싶어요. 사시사철 푸른 잎을 내고, 척박한 환경일수록 더 단단하게 자라는 특징이 그 정신과 꼭 맞거든요.


요즘엔 소나무의 명성이 예전만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소나무가 목재로서 그리 뛰어난 친구가 아니거든요. 우리는 잎의 형태로 활엽수(넓은 잎을 가진 나무)와 침엽수(가는 잎을 가진 나무)로 구분하지만, 영어권에서는 활엽수를 ‘하드 우드(hard wood)’, 침엽수를 ‘소프트 우드(soft wood)’로 구분해요. 말 그대로 나무의 성질이 단단하고 부드러운 것에 따라 구분하는 거죠. 침엽수 중에서도 소나무는 습기에 약하대요. 우리나라 전통 건축 보존이 어려운 이유가 국내 소나무만을 고집한 탓이라는 해석도 있어요. 전세계 중 유독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시장 가격이 비이성적으로 높다는 의견도 있고요.


소나무의 뒷이야기, 역사성 등 거창한 이야기는 차치하고, 소나무가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안긴 것들이 있어요. 명절 때 식구들과 솔잎을 얹어 찐 송편, 소나무 숲 사이를 걸으며 맡은 피톤치드, 벼랑 끝에서 몸을 휘면서도 자라는 소나무를 보며 한 생각, 멋지게 꾸민 영화의 장면 등, 아주 흔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자리하죠. 이번주는 이국식물이나 희귀식물보다 뒷산의 소나무에서 나의 흔적을 발견해 보도록 해요.


TMI 1.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소나무 영명이 ‘japanese red pine tree’로 기재돼 논란이 된 적이 있어요. 일본에서 소나무가 처음 발견됐을 때, 일본이 소나무에 그런 영명을 붙여 일본 식물지에 발표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에서는 ‘국가표준식물목록’을 통해 우리나라 식물명을 바로잡는 사업을 진행했어요. 학명은 한 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지만, 영명이나 국명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이름을 ‘정명’으로 하거든요. 혹시라도 소나무를 영어로 써야 할 때가 생기면, 꼭 ‘korean red pine’이라고 써주세요!


TMI 2.


소나무를 심어 놓으면 잡초가 안 자란대요. 소나무가 송진을 떨어뜨려 주변의 땅을 산성으로 바꾸는 특징이 있거든요. 대부분의 식물은 산성 땅에서 잘 자라지 못해요. 그래서 무덤가에는 웬만하면 소나무를 심지 않는다고 해요. 잡초뿐 아니라 잔디도 잘 자라지 못하거든요. 단, 진달래과인 철쭉, 진달래, 블루베리, 크랜베리 등은 산성 땅을 좋아해 소나무 곁에서도 쑥쑥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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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저)헤르만 헤세, (역)배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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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은 행복하고자 하는 욕망 아닐까요?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갖고 살든지 결국 행복하기 위한 방식 같아요. 어떤 삶을 살기로 결정하기까지 즐거움이라는 감정은 중요한 촉매제가 되어 줄 거예요.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즐거움을 간접 경험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즐거움엔 희로애락이 다 있어요. 독일의 시인이자 작가인 헤르만 헤세가 당대 최고라는 수식을 갖게 된 덴, 정원 생활이 있어요. 정원을 부지런히 가꾸며 자신을 비우고 채우기를 반복해, 깊은 사유와 성찰을 글로 풀었죠. 자연을 따라 산다는 건 생명이라는 본질에 가까이 사는 것과 같아요.


sentence


저녁에 우리가 자신의 유치한 생각에 불안해할 때, 나무는 솔솔 속삭인다. 나무는 우리보다 더 오래 사는 것처럼, 생각이 길고 호흡이 길고 차분하다. 우리가 나무의 말에 귀 기울이는 한, 나무는 우리보다 더 현명하다. 우리가 나무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면, 어린애같이 서두르는 짧은 소견과 유치한 성급함을 지닌 우리도 비할 바 없는 즐거움을 얻는다. 나무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 사람은 나무가 되려고 갈망하지 않는다. 그가 갈망하는 것은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이다. 그것이 고향이다. 그것이 행복이다. 


_79p


sentence


우리가 진정한 창조자이고, 우리 영혼이 세계의 끝없이 이어지는 창조에 끊임없이 동참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이때처럼 간단하고 쉽게 발견해낼 수는 없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는 신성과 자연 안에서 활동하는 신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똑같은 신성이다.


_135p 책 구매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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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빙팩토리 패밀리 세일 마지막 날!

크루시의 자매 브랜드인 더리빙팩토리의 패밀리 세일전이 오늘(15일) 23시 59분에 마감돼요. 더리빙팩토리는 크루시와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있는 리빙 브랜드예요. 10년 이상 사용가능한 리빙 제품을 만들고 있죠. 이번 패밀리 세일전에서는 약간의 흠집 등으로 고객의 품에 안기지 못한 친구들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아직 많은 상품이 50% 세일가로 판매되고 있으니 서둘러 달려가 보세요! 참, 세일전 창은 회원가입 후에 보실 수 있어요. 세일전 구경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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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초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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