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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커리어 가드닝 |

by 정재경 식물인문학자 라이프리디자이너

커리어는 우리의 경제적 자아입니다. 우리가 모두 다르듯, 커리어 역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커리어를 확장하고, 피보팅하고, 재설계한 이야기를 '커리어 가드닝'으로 씁니다. 정재경 작가


연예인의 가방 속을 취재하라는 8페이지의 꼭지를 받아서 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만 하다 며칠이 흘렀습니다. 아는 연예인은 한 명도 없고, 연예인을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도 한 명도 없었습니다. 마감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있으나,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도 뾰족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수첩의 연락처 정보를 펴 놓고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 한 명, 한 명 생각해 보는데, 이름 하나에서 눈길이 멈췄습니다.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는 오빠였습니다.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니, 그 오빠는 “어려운 일이네. 자, 어떻게 해 보면 좋을까? 아!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연예인들이 촬영하기 전에 대기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거든. 내가 너라면 방송국 대기실에 가서 죽치고 앉아 있을 것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생각도 못 한 방법이었습니다. “어, 그거 좋다, 오빠. 알았어. 해 보고 말해줄게.”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사진기자와 함께 무작정 MBC 방송사를 찾아갔습니다. 방송국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방문증이 있냐고 묻는 아저씨에게 사정을 설명했더니, 아저씨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일보’ 명함을 내밀며 졸라도 아저씨는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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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쓰는 사람. 10년간 식물 200개와 동거하며 얻은 생존 원리를 인간 삶에 적용, 식물인문학 기반 라이프 리디자인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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