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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마음

809일 편지, 사춘기 아들에게

by 정재경

우린 무엇을 할 때 굳은 의지로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이건 재미있는 것만 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자극적인 것, 재미있는 것들은 게임, 도박, 설탕, 술 같은 것들이 있다. 이성의 힘을 약하게 하고 자극을 쫓게 하지.


지금 너는 엄마가 이렇게 말하면 반발하겠지만, 꼭 누군가의 의견을 빌리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가만히 관찰해 보면 알 수 있다. 흥미를 위한 요소도 있어야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이지 주일 수 없다. 일상의 대부분은 자극을 찾아 쫓아다니고, 자극을 찾아 쫓다 보면 인간이라기보다는 그저 생물체에 가까워진다. 이성의 힘이 약해지니까 중독이 된 사람들 중에 스스로 중독이라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


엄마가 권해준 책 중에 《동생이 안락사를 택했습니다》가 있다. 화자의 남동생이 고등학교 때부터 술을 마셨지. 형이 나중에 회상하길 씻기에 열정적인 줄 알았는데, 술 마신 걸 들킬까 봐 닦고 닦고 또 닦는 것이었다. 중독은 천천히 다가와 사람을 회생 불가능하게 망가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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