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빨간 모자 | 1980년대 가족의 이야기
“언니, 엄마가 이거 사 왔다? 새 빗자루야. 마당도 잘 쓸려. 이거 갖고 놀자.”
“됐어! 너희랑 안 놀아. 배신자, 고자질쟁이. 나는 책 읽을 거야.”
“미안해, 언니, 그러지 말고 같이 놀자앙.”
윤서가 책을 보고 있는 내 얼굴에 얼굴을 들이밀고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나는 한 손으로 윤서 얼굴을 밀쳐냈다.
“싫어.”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한다.
“윤아 언니, 안 되겠다. 그냥 우리 둘이 놀자.”
윤서가 윤아의 팔을 잡아끌고 방을 나갔다.
윤아와 윤서는 손에 인형을 하나씩 들고 있다. 방문 앞에 둘이 앉아 윤아가 말했다.
“그래서 이 아이는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대요.”
“언니는 별이 좋아?”
“응, 나는 별이 좋아.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 너무 예쁘잖아.”
“와, 신기하다. 나는 그건 슬퍼서 싫어. 나는 공주가 좋아. 그래서 이 아이는 공주가 되어서 왕자님을 기다렸대요.”
윤서가 말했다. 저 멀리 도란도란 말소리를 들으며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갑자기 윤아랑 윤지가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언니! 언니! 언니! 골목에 어떤 애들이 우리한테 막 덤벼. 언니가 좀 혼 내줘.”
“진짜야? 누가 내 동생들을 혼내준대? 이씨. 누구야?”
“몰라, 언니, 나도 처음 보는 애들이야.”
윤아가 말했다.
이 골목의 골목대장은 나다. 책갈피 사이에 파란 책끈을 끼워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알았어.”
“너흰 여기 있어.”
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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