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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면 생기는 일

커리어 가드닝

by 정재경 식물인문학자 라이프리디자이너

이차선 도로 건널목 앞, 3면이 잘 보이는 가시성, 바로 옆 자리가 주차장인 것은 카페를 위해 맞춤인 좋은 조건이었다. 경험이 없는 터라 잘 모르고 정한 몫이었는데, 너무 잘 때려 맞췄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거리에서 2층을 손가락질하며 “저기 뭐야?”하며 걸어 올라오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2층은 1층보다 임대료가 저렴하다. 이유는 1층의 유동 인구보다 2층의 유동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1층이 잘 되는 매장이면 2층으로 올라오는 사람도 대체로 증가하는 편이다. 그럴 경우 이웃의 덕을 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임대한 건물은 1층이 주차장인 건물이었다. 그래서 1층 없는 필로티 형태의 건물은 상업 건물로서는 인기가 떨어지는 편이다. 상가는 돈이 흘러야 하는데, 유동인구가 없는 상가는 상가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페의 경우 2층은 나름의 장점이 있다. 고객이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행인에게 들리지 않고, 행인의 소리가 고객에게 들리지 않아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회전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으면, 2층은 시야가 탁 트여 장점이 될 수 있다. 가로수길의 가로수는 은행나무로, 뜨거운 여름엔 해를 가려 주었고, 가을에 노랗게 물든 잎은 태양처럼 실내를 비춰주어 계절의 맛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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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쓰는 사람. 10년간 식물 200개와 동거하며 얻은 생존 원리를 인간 삶에 적용, 식물인문학 기반 라이프 리디자인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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