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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Nov 28. 2018

쭉쭉 읽고 밑줄 치고

읽고, 기록하고, 정리하기

책 읽기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도서관 대여 기록을 보았더니 올해도 200권이 넘는다. 대여한 거의 모든 책을 읽었고, 내 사고도 1cm는 깊어졌을 거라 믿는다. 보물찾기 탐험에 나선 것처럼 끌리는 대로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 하며 끝까지 읽었다. 심리 치유, 정신 분석에 대한 책부터 미래 사회의 모습, 아들 잘 키우는 법, 정책에 대한 책, 디자인, 라이프 스타일, 글쓰기, 식물, 정원, 가드닝, 꽃꽂이 등등 다양한 세계를 글로 접했다.


책을 읽는 것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읽는 족족 모두 입력이 되어 모조리 기억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어도 새롭게 보이는 문장들이 있다. 그래도 읽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짬을 내 틈틈이 읽어도 어떤 문장은 살아 내 마음속에 와 닿는다. 침대 옆, 책상 옆, 소파 위, 식탁 위, 내가 가는 곳마다 책이 있다. 그래도 하루 종일 책만 읽을 수 있는 날이 고프다.


책만 많이 읽는 건 큰 소용이 없다 생각한다. 읽고 알았으면 배운 걸 행동에 적용해 봐야 성장하는 느낌이 있다. 곤도 마리에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책을 읽고는 서랍 속 많은 잡동사니를 버렸다. 이나가키 에미코의 '먹고 산다는 것이 대하여'를 읽고는 현미쌀을 잔뜩 사와 부지런히 먹고 있다. 리추얼이라는 책을 읽고 나만의 의식을 만들었고, 노라노 선생님의 책을 읽고서는 매일매일 다섯 세기 전에 일어나려 노력했고, 요가를 했다.


책 속엔 많은 이들의 지혜가 녹아 있다. 세상에 더 이상 아쉬울 게 없어 보이는 빌 게이츠와 마크 주커버그조차도 책을 더 빨리, 많이 읽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했다. 둘 다 대단한 독서광으로, 로마자로 쓰인 원서를 읽는다고 했다. 그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나도 중국어나 독일어, 일본어를 모국어처럼 자유롭게 사용한다면 얼마나 많은 궁금증을 해결했을까? 책을 머리 위에 얹어두면 뇌로 흡수되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  



책 정리하기


책을 읽을 때엔 인상적인 문장을 표시하며 읽어 나간다. 내 책일 경우에는 펜텔 샤프 0.5mm에 스테들러 샤프심 B를 넣어 인상적인 문구를 밑줄 치며 읽고, 빌린 책일 경우에는 다이소에서 구입한 인덱스 스티커를 애용한다. 행간 사이에 딱 맞게 들어가 문장을 막지 않는다. 그리고 빌린 책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책' 폴더에 저장한다. 내 책일 경우에는 밑줄 친 부분을 다시 읽으며 인덱스 스티커를 붙여 준다.


시간이 있을 때는 그 책을 다시 읽는다. 읽으면서 인상적인 문장은 다른 색 스티커를 붙이며 읽어 나간다. 그렇게 다섯 번까지 읽은 책이 있었다. 신기하게 이 책에서 감동을 받은 문장이 저 책에서 똑같은 문장에 밑줄이 쳐 있는 경우도 생겼다. 역시 사람은 안 변해. 여러 번을 읽어도 또 읽고 싶은 책들이 바로 내가 누구인지 나타내는 지표의 역할을 한다.


다 외울 수 없으니 읽은 책들을 데이터 베이스로 축적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글을 쓰려면 생각을 인용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책을 찾으려니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사라졌다. 결국 못 찾을 때는 그런 낭패가 없다. 어떻게 정리해 두는 편이 좋을까? 처음엔 읽은 책을 손으로 노트에 적었다. 노트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독서록 템플릿을 만들어 인쇄해서 썼다.


이 방법은 종이의 장수가 늘어나며 물리적으로 늘어나는 부피가 큰 시각적 즐거움을 주었다. 반면 기록이 많아질수록 원하는 내용을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찾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자 정리했는데, 또 찾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반갑지 않았다. 이 방법은 별로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다음 방법은, 블로그에 인상적이었던 글귀를 메모해 두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가 있으니 비공개 포스팅으로. 그러면 검색 기능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들을 재빨리 찾을 수 있어 좋았다. 인상적으로 읽었던 기사들도 비공개로 스크랩했다. 기사 링크가 사라질 위험이 있으니, PDF 파일로 변환해 컴퓨터와 클라우드에 함께 저장해 둔다. PDF 파일로 저장할 때는 인상적인 문구를 형광펜 기능으로 표시해 둔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http://m.yes24.com/Goods/Detail/85121544?pid=157529

http://www.yes24.com/24/goods/61115125?scode=032&OzSrank=1

http://modernmother.kr

http://brunch.co.kr/@modernmother

http://instagram.com/jaekyung.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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