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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Mar 28. 2018

미세먼지와 라이프 스타일

실내공기정화식물로 공기 관리

미세먼지가 뒤흔드는 일상


처음 미세먼지 뉴스를 들었을 때는 신경도 쓰지 않았었어요. 어차피 ‘이 땅을 떠날 수 없으니 그냥 적응해야지.’라고 생각했거든요. 세균에 노출되어 항체가 생기는 것처럼 자꾸 더 노출해서 면역력을 키우거나, 나도 모르는 새에 몸이 진화해 미세먼지에 적응하리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어요. 그런데, 이유 없이 새빨간 코피를 쏟는 아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공기청정기가 답이라고 생각했어요. 먼지가 없는 깨끗한 공기는 컨디션이 좋게 해 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창문을 꼭꼭 닫은 집에서는 점점 더 늘어지며 맥을 못 추는 거예요. 공기청정기가 먼지는 거르지만, 인체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거르진 못해요. 산소나 음이온 역시 공급하지 못합니다. 공기청정기는 완벽한 해결법이 아닌 거예요. 게다가 전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땐 무용지물입니다.   

   

‘집에 산처럼 나무가 많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과학적으로 입증된 가설이더라고요. ‘실내에 식물은 많을수록 좋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공식 홈페이지나, <<실내공기정화식물 50>>, <<사람을 살리는 실내식물>>, 카말 미틀 박사님의 인터뷰 등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었어요.      

제 공간에는 동선을 막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많은 식물을 배치합니다. 

실내공기정화식물로 공기 관리


저의 목적은 실내 공기 정화예요. 관리가 쉬워 손이 자주 가지 않는 식물들을 중심으로 베이스와 레이아웃을 잡았고, 향을 즐기고 싶을 땐 라벤더나 로즈메리, 유칼립투스 같은 허브를 데려왔어요. 바람이 휙 불며 부딪히는 나뭇잎의 소리는 잠든 감성을 깨우고, 공기 중에 풍기는 라벤더 향은 구겨진 마음을 풀 먹인 것처럼 빳빳하게 펴 줍니다.      


식물 개수가 100개 정도일 때에는 실내 미세먼지 수치는 외부의 20% 정도였는데, 200개 정도 되니 외부의 10% 정도 수준을 유지합니다. 공기청정기도 사용하고 있는데,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예요. 실내는 초미세 기준 0~10 정도, 외부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200 가까운 날이라도 15~18 정도입니다. 먼지뿐 아니라 포름 알데히드 수치도 항상 좋은 수준이에요. 습도는 역시 늘 60% 수준을 유지하고요. 식물의 힘!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은 실내 공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셔야 해요. 식물의 녹색은 보기만 해도 알파파를 증가시켜 뇌 활동을 높입니다. 알파파는 안정 상태에서 많이 발생되는 뇌파입니다. 엠씨스퀘어가 그 역할을 하는 기계예요. 식물이 만드는 음이온은 혈액 정화, 통증 완화, 세포 부활, 저항력, 자율신경의 조정능력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홈페이지 중 ‘식물의 실내 공기정화 원리‘)     

천정에도 식물을 매달고, 심지어 욕실에도 화단을 만들었어요.
큰 맘 먹고 장만한 전기 건조기. 잘 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빨래를 두 번 하는 셈이니, 옷은 빨리 상하는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가 가져오는 일상의 변화


생활 방식도 많이 바뀌었어요. 최근 눈에 띄는 점은 건조기 사용이 늘어난 거예요. 창문을 닫으면 빨래가 잘 안 마르니까요. 건조기는 빨래의 먼지도 털어 줍니다. 덕분에 옷은 주로 물빨래가 가능한 소재를 골라요. 면 소재는 너무 빨리 닳으니 질기고 빨리 마르는 나일론 소재를 섞어 주면 좋겠어요. 수건은 금방 보송해지는 거즈 수건이필요하고, 외투의 수납은 옷장보다는 현관 가까운 쪽에서 하고 싶어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뚜껑을 덮고 가열하는 형태의 요리를 합니다. 찌거나 삶은 요리들은 실내 공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아요. 튀기거나 볶는 요리는 실내 공기를 빠르게 오염시켜요. 가스레인지보다는 전기레인지가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방출이 적고요. 실내에 가득한 식물은 공기를 정화해 주지만 시간이 4~5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미세먼지가 맹위를 떨친 이후로 저는 방향제나 디퓨저, 섬유탈취제는 사용하지 않아요. 꼭 향을 즐기고 싶을 땐 살아 있는 허브로 대신하고, 유칼립투스나 라벤더 100% 아로마 오일을 사용합니다. 그러고 보니, 미세먼지는 라이프 스타일을 슬금슬금, 꽤 많이 바꾸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울해하진 마셔요. 우린 결국 똘똘한 방법을 찾아 진화할 거예요.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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