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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셨나요? 그런데 외로우세요?

성공한 사람들이 잃어버리는 것

by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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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이라고, 다 비슷할까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있는 거죠. 경향성은 있지 않을까요? 의지와 끈기는 남보다 낫지 않을까요? 제 주위에 성공한 사람들은 부지런하더군요. 실행력이 월등해요. 이거다 싶으면, 주저함이 없어요. 일 자체에 푹 빠져 사느라, 주위를 돌아보지 못해요. 덕분에 집중력도 월등해요. 누구나 성공하고 싶죠. 하지만 극소수만 성공할 수 있어요. 남들 잘 때, 놀 때 열심히 살면 성공에 가까워져요. 절제하고, 노력했으니까요. 그런 사람이 경제적 보상을 받고, 남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서는 건 당연한 거예요. 하지만 성공을 했기 때문에 잃은 것도 많다는 걸 아셔야 해요. 평균적인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죠. 성공한 사람들이 보기엔 게으르고,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평균적인 사람들이에요. 평균적인 사람들은 계획만 세우고, 실천은 반의 반도 못해요. 유혹에 잘 넘어가죠. 밤늦게 치킨을 먹으면서 후회해요. 늘 다이어트를 하고, 실패하죠. 그런 사람들은 대신 공감을 잘해요. 비슷한 사람들이니까요. 남들이 왜 아픈지, 왜 좌절하는지, 왜 화가 났는지를 속속들이 알죠. 다 내 얘기고, 내가 겪어 봤으니까요.


성공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보다 저만치 앞서갔기 때문에, 그 성공이 가능했던 거예요. 가끔은 너무 멀리 와 버려서, 비슷한 사람이 주위에 없어요. 어쩔 수 없이 고독해지죠. 고독해졌더라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인 건 맞아요. 그러니까 딱히 반성이나, 후회를 할 이유도 없죠. 어쩔 땐 세상이 한심할 거예요. 자신처럼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는데 그 노력을 안 하니까요. 부럽다. 좋겠다. 말만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그런 답답한 사람들 덕에, 자신이 우위에 있는 거지만, 그래도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어요. 줘도 못 먹는 바보들 같아요. 그래서 꾸짖기도 하고, 큰소리도 치는 거예요. 입 다물고 살면 평화로운 거 누가 모르나요? 자신처럼 성공해서, 존경도 받고, 사회에 보탬이 되라고 쓴소리 하는 거잖아요. 자신의 말이 먹히는 누군가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 꼰대라고 욕먹어도 잔소리를 하는 이유죠.


어느 순간 사람들이 자신을 피한다는 걸 눈치채셔야 해요. 직언은 속으로 삼키고 좋은 말만 해준다는 것도 알아야 해요. 나의 지위와 돈이 사라지면, 연기처럼 사라질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해요. 유능해지기 위해, '평범'을 잃었다는 걸 알아야 해요. 평범한 사람의 욕망과 정서를 이해하는데, 장애가 있는 사람임을 받아들여야 해요. 왜 그래야 하냐고요? 외로워질 거니까요. 노년에 뒤에서 수군대는 사람들만 남을 테니까요. 유능함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 한정된 건 아닐까? 의심도 해봐야 하고요. 스쿠루지 영감처럼 늙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눈치도 좀 봐가면서요. 성공한 사람이 아랫사람 눈치 보는 게 또 그렇게 어렵죠. 일일이 눈치 보다간, 배가 산으로 가니까요. 하던 대로 하면 돼요. 독선적일수록 성공한다는 방정식으로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살았으니까요.


누구나 늙고, 죽어요. 육체가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부와 성공은 가치를 잃죠. 가족들이나 간병인이 당신을 답답해할 때가 와요. 갑자기 이혼을 요구할 수도 있어요.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겠죠. 하지만 배우자는 오랫동안 속이 문드러졌을 거예요. 수천 번 신호를 보냈을 거예요. 안 보셨잖아요. 무시했잖아요. 답답하고, 한심한 보통의 세상이 자신을 이렇게나 돋보이게 해 주었구나. 감사하는 마음도 간직하셔야 해요. 예쁜 마음은 표가 나니까요. 군림하는 즐거움에 빠져서 정신없이 성공에 만취해 있다가는, 뼈를 깎는 외로움과 후회로 여생을 보낼 수도 있어요. 시간도, 삶도 공평하거든요. 한 사람에게 주어진 고통과 서러움의 총량은 누구라도 같을지 몰라요. 두렵고, 아름다운 삶의 질서인 거죠.


PS 매일 글을 씁니다. 제가 왜 이 글을 썼나? 오늘도 좀 놀라워요. 세상에 나와야 할 글이 나오는 거라 믿겠습니다. 아주 작은 울림이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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