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박민우 May 23. 2021

이유 없이 싫은 사람 - 정말 이유가 없을까?

이유가 없을 리가요

이유 없이 싫은 사람 있으시죠? 저라고 왜 없겠어요? 그냥 싫어요. 느낌이 안 좋은 걸 어떻게 하냐고요? 모두를 좋아할 필요가 있나요? 불편하고, 비호감인데 억지로 어울려요? 그렇다고 대놓고 싫다고 표현하는 것도 아니에요. 마음속으로 싫다, 싫다, 싫다를 반복하면서 거리를 두려고 애를  쓰는 거죠. 


그런데 진짜 이유가 없을까? 생각해 봤더니 일단 첫인상이 크게 좌우하더군요. 야비한 눈빛이라든지, 자꾸 뭔가를 숨긴다든지, 눈치가 더럽게 없다든지요. 어라? 벌써 이유가 있네요. 이유 없이 싫다고 생각했는데, 외모나, 말투, 옷차림 등이 크게 좌우하더군요. 체취나 그 사람의 배경도 영향을 미칠 걸요? 나잇값 못하게 꾸미고 다닌다면서 혀를 차는 사람들이 좀 많나요? 저라고 형광색 스키니 바지에, 오렌지 색으로 염색한 할아버지를 담담한 눈으로 볼 수는 없을 거예요. 자유로운 척 하지만, 제 안에는 무수한 편견이 곰팡이처럼 자라고 있어요. 티를 내지 않을 뿐이죠. 


공공의 적이라고 하잖아요. 일단 여자는 같은 여자 중에 '꼬리 치는 여우'를 극혐하더군요. 남자들은 잘 모르죠. 어떤 여자가 눈웃음을 남발하면, 나에게 호감이 있나? 짜릿하고 고맙죠. 여자들만 아는 언어가 있거든요. 시도 때도 없이 반달눈으로 남자들만 보면 환해지는 여자요. 스킨십도 과감하고, 갑자기 들뜬 목소리가 돼요. 남자만 보면요. 여자들 사이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쉽지 않은 부류죠. 


남자들은 여자에게 들이대는 남자가 공공의 적까지는 되지 않아요. 그런가 보다. 여자 싫어하는 남자 있나? 쾌남으로 좋게 보는 사람들까지 있죠. 자기 애인에게 집적대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요. 남자들 사이에선 약해 보이는 친구가 공격 대상이 돼요. 만만하고, 지질해 보인다. 그런 아이는 이유 없이 맞거나, 비웃음의 대상이 되죠. 약자를 짓밟는 걸로 자신의 힘을 확인하거나, 무리에서 자신이 열등하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하죠. 내가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 약한 아이를 함께 짓밟아야 해요. 죄책감이 느껴지면 입 다물고 있는 정도죠. 나서서 지켜 주거나, 감히 어깃장을 놓지 못해요. 내가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 소극적으로라도 공격의 대열에 합류해야 해요. 


저와 그렇게 방송을 같이 하고 싶어 하는 방송 작가가 있었어요. 그런데 담당 PD가 제가 싫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출연 기회를 놓치게 되죠.  


-그냥 싫대요. 


그 작가가 저에게 적나라한 이유를 굳이 다 말하지는 않았겠죠. 어쨌든 공식적인 이유는, '박민우가 싫다'였어요. 천하의 유재석도 지금이야 국민 예능인이지만, 자신을 갈구고, 무조건 싫어하는 PD 때문에 마음고생 많았다더군요. 지금은 톱스타인 연기자 김수현이 '꽃보다 남자' 오디션 본 거 아시나요? 우연히 그 영상을 봤는데, PD 표정이 대단히 안 좋더군요. 대본을 읽어 보라고 시켜요.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앞서가지 마. 모호한 이유로 면박을 주더라고요. 연기를 못 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싫다. 너무 싫다. 이런 표정을 전혀 못 감추더군요. 우리가 모르는 다른 사연이 있나 싶을 정도로요. 김수현이 탈락하고, 정의철이 그 역할을 가져갔어요. 


사람이 사람 싫어하는 거 아니다. 바람직한 말이기는 한데, 참 쉽지 않죠. 느낌이 싸한데,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사람을 가리게 돼요. 그런데 저는 첫인상이 안 좋은 사람이, 나중에 좋은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아닌데, 나는 느낌 안 좋은 사람이 정말 안 좋던데? 그렇게 생각하는 분 많으시죠? 확증 편향일 가능성이 높아요.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거죠.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의외로 좋았던 사람은 그냥 원래 좋았던 사람으로 둔갑하는 거예요. 애초의 부정적인 선입견은 잡아떼는 거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데뷔 초 유재석을 싫어했는데요. 거의 1등이었을 걸요? 특유의 뺀질뺀질한 캐릭터가 독보적이었거든요. 


뺀질뺀질 얍삽한 느낌의 유재석, 도대체 저 특이한 생명체는 무엇인가? 가수 싸이, 말 정말 싹퉁머리 없이 한다(초창기에 라디오 DJ를 했어요), 박중훈 등이 저에겐 대표적인 비호감 연예인들이었어요. 지금은 여러 이유로 그들을 존경하거나, 좋아해요. 내가 보는 안목이 딱 그 정도였던 거고, 그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했던 거고요. 사람 멀리하고, 미워하는 게 쉽게 고쳐지겠어요? 대신 좋은 면이 보이면, 끝까지 싫어하지는 마세요. 저도 누군가에게, 밥맛 떨어지는 인간일 거예요. 섭섭하죠. 하지만 제가 편하고, 서글서글한 사람으로 진화하면 언젠가는 그 사람들도 마음의 문을 열겠죠. 아, 맞다.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자기 모습이 보여서래요. 아예 상관없는 부류에겐, 그 어떤 감정도 들지 않는다더군요. 우리가 사나운 개를 보면서 경멸하지는 않잖아요. 그냥 그 개를 조심하고, 피할 뿐이지. 


PS 매일 글을 씁니다. 매일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저는 글로 노래를 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글로 노래하고, 춤을 추는 글 광대가 오래전부터 저의 꿈이었어요. 지금도 어깨를 들썩이며 글을 씁니다. 제가 이런 흥이 있는 사람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게 숨어 있는 연예인병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시작하기

카카오계정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좋은 글과 작가를 만나보세요

카카오계정으로 시작하기
페이스북·트위터로 가입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