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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방콕 현지인 맛집 -탈락 최애 단골집

이게 진짜 묵은 뚝배기 같은 맛집 아니겠소? 껄껄껄

by 박민우
안쪽이 깽솜, 밥에 비비진 저 요염 양념이 호이라이팟프릭파오

원래 책 제목은 '입 짧은 여행작가의 방콕 단골집'이었다오.

편집장이 단골집 도려내고, '한 끼'를 밀어붙였소.

단골집보다는 한 끼가 깔끔한 것 같소.

제 생각이 짧았소, 편집장 양반. 껄껄껄.

단골집 제목을 왜 밀어붙였겠소?

9년간 방콕에서 머물면서 고르고 고른 단골집이 책 속에 가득하다오.

물론 태국 음식에 대한 참신한 정보와 이야기도 곁들여진 훌륭한 맛 교양서라오.

글을 쓰려는데, 고통스럽소.

위산 뿜뿜하는구려.

이곳 바지락 볶음(호이라이팟프릭파오)은 최고요.

매콤한 떡볶이 양념에, 태국 바질 첨가된 향긋함이 으으으 여름밤이 녹소.

바질향이 싫소? 까칠하시기는...

똠양꿍, 팟크라파오무쌉(바질 돼지고기 볶음밥) 수료하신 분들은 그냥 달려드시오.

그렇다고 내게 절까지 하시려 하오?

됐소, 무안하오. 그냥 제 통장으로 현금 이체하시오. 깔끔하고 아름답게 사시오.

계좌 번호는 씨티은행...

아니오, 아니오. 책 한 권 사서 친구에게 선물하시면 그걸로 족하오.


자작자작 양념에 밥을 쓱싹쓱싹 비비시오.

울지 마시오.

맛있다고 왜 처울고 자빠졌소.

감동의 눈물이 주체가 안 되오?

얼음 동동 레오(LEO) 맥주 살짝 걸쳐 주시오.

맛난 음식이 삶의 전부인 사람은 없지만

큰 일부인 사람은 있는 법이지요.

아, 나는 잘 즐기고 있구나.

시간, 돈에 쫓겨 억울하게만 살지는 않았구나.

행복의 조건 반사로, 자신의 삶을 찬양하게 될 것이요.

그런데 탈락시킨 이유가 궁금하오?

외진 곳이고(제가 사는 동네), 차가 엄청 막히고, MSG도 섭섭지 않게 넣고

기품 있는 표준 한국인에게 너무 자극적이지는 않을까, 다시다스러운 맛이 아닐까 싶었다오.

떡볶이, 라면, 치킨 여전히 잘 팔리는 거 보면

독자를 너무 어렵게 생각했나 싶기도 하오.

제 책에 소개된 그 어떤 단골집보다도 많이 가는 곳인데 말이지요.


저녁 장사를 하는 곳이라오.
길바닥 음식점이라 대중없소.
일곱 시쯤엔 확실히 연다오.
안 열 수도 있소.
매일 안 열어도, 안 굶어 죽으니, 매일 안 여는, 배짱 주인장을 제가 어쩌겠소?
대체로 연다오. 너무 겁먹지 마시오.
골목 하나로 해산물 뷔페 집도 있소.
Lat phrao wanghin 46까지 좀 더 올라가시오(5분 거리).
요즘 초대박으로 잘 되는 해산물 뷔페 집도 있소.
거기서 식사 한 끼 해도, 공치는 하루는 아닐게요.
아니, 또 다른 대박 하루가 될 거요.
그래도 제 단골집이 1번이라오. 1번!

구글맵에 KUSKUS Zakka&Cafe를 치시오.
길바닥 음식점인데 이런 우아한 이름일 리가 있겠소?
여기는 꽤나 평 좋은 브런치 식당이오.
이 식당 바로 건너편이오.

오후 여섯 시에 문을 닫으니, 헛물켜지 마시오.
아, 아니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꼬?
네 시에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KUSKUS Zakka&Cafe로 오시오.
네 시 반쯤에 여기서 커피 한 잔 하는 거지요.
여섯 시면 아마(아마도) 열 거요.
즐겁게 식사를 시작하는 것이지요.

무조건 택시요. 방콕 차 막힘 진짜 악랄하오.
그러니까 네 시쯤엔 출발하시오.
훨씬 가뿐하게 오실 수 있소.
짜뚜짝 시장 가는 날, 이쪽 일정을 넣어 보시오.
짜뚜짝에서 그나마 가깝다오.

식당은 Lat phrao wanghin 30 골목 초입, 모퉁이라오.
Lat phrao wanghin 30 골목으로 들어가면 도교 사원도 있다오.
중국 여행자들이 미친 듯이 오는 유명 사원이라오.
아마 부자 되는 기운이 뿜뿜하는 곳이 아닐까 싶소.
거기만 둘러봐도 30분은 후딱 가지요.
사원 지나쳐서 쭉쭉 나가 보시오.
대로변이 나오지요? chok chai 4 거리라오.
여기도 엄청난 맛골목이오.
골목으로 나오자마자 좌회원에서 백 미터 정도 올라가시오.
길을 건너시오.
chok chai 4 soi48이라는 표지판이 보일 거요. 표지판 보이는 그곳이 마사지샵이오.
두 시간 전신 마사지에 350밧(만 삼천 원) 정도요.
현지인 친구가 백 100밧을 꼭 팁으로 줘서 저도 100밧 팁으로 준다오.
팁까지 하면 만 칠천 원 정도요.
가성비로는 태국 최고요.
평균적으로 모든 마사지사가 훌륭하오. 태국 최고 마사지 프랜차이즈 헬스 랜드도 못 당하오.
분위기나 실내는 훨씬 소박하오. 마사지 샵부터 가겠소? 그렇다면 구글맵에 Plum Condo Chokchai 4를 치시오.
그 건물 건너편이 마사지 샵이오.

아예 두 시쯤 출발하시면 되겠구려.
마사지 - 도교 사원 - KUSKUS Zakka&Cafe(여기 말고도 주변에 카페 많소) - 조개 볶음
방콕 꿀 하루 일정을 만들어 줬구려. 제가 말이오.
이런 맛집이 탈락했으니
제 책에 있는 맛집들이 얼마나 꿀맛집이겠소?


깽솜도 추천이요.

이곳 깽솜이 진짜요.

깽솜은 똠양꿍 계열인데

똠양꿍보다 조금 더 산뜻하다오.

깔끔한 김치찌개 맛이 치명적이오.


농어 튀김(프라 까퐁)도 드시오.

여기가 제일 잘하는 집은 아니라오(농어 튀김 맛집은 제 책에 ..이게 책 팔려고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것이오. 려서 그렇소)


아니 왜 자꾸 절을 하려 하시오? 그냥 현금을, 그냥 책을...아, 아니오.


무지 깔끔 취향인 분은 아무래도 노점이 안 맞을 수도 있소.

자신을 알아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오.

그런 분들은 살포시 피해 가시오.


저는 한 열 번은 갔소.


당연히 영어 못 알아듣고, 영어 메뉴판 없소. 여기 이미지를 보여주시오.

옆 사람들 먹는 거 보고, 손가락질로 주문하는 것도 방법이오. 서넛이면 2만 원대로 배불리 먹을 것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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