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 만이네요. Mezzo coffee. 프랜차이즈 카페죠. 우리나라로 치면 이디야(Ediya)와 비슷해요. 커피맛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죠. 85밧(3,300원)에 대만 밀크 티 두 잔이라니. 에어컨도 쌩쌩한 카페에서 이 가격이면 횡재죠. 이미 다른 카페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왔어요. 설탕 덩어리 밀크 티를 두 잔이나 마셔서 뭐하겠어요? 싫다고 했죠. 밀폐된 뚜껑에 빨대를 꽂아요. 이런 밀폐형 용기라면 받아둘 걸. 내일 마셔도 되는 거 아냐. 경비 아저씨한테 드릴 걸.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라도 드릴 걸. 지금이라도 달라고 해볼까? 안 마시겠다고 세 번은 말했죠. 쪼르르 가서 달라고 하면 얼마나 없어 보일까요? 다들 밀크티만 시키네요. 어라? 맛까지 있네요. 우유를 좋은 걸 쓰는군요. 길거리 싸구려 밀크티와 차원이 달라요. 지금이라도 달라고 할까요? 입이 안 떨어져요. 아니, 왜 지네 멋대로 왜 한 잔 더 주는 거죠? 한 잔 값으로 한 잔을 마시는데 왜 부아가 치미는 걸까요?
원래 내 거
내 거였다. 내 것일 수도 있었다. 사람 환장하게 하죠. 옛 애인이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면 눈이 돌아가는 이유일까요? 원래 내 것이, 내 사람이 다른 이의 소유가 된다. 옛 애인이 더 아깝고, 더 괜찮게 느껴지죠. 내가 찼어도, 내가 차였어도 내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참 웃기는 생명체죠. 만약에요. 제가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에게 복권을 선물했는데요. 십억이 덜컥 당첨됐어요. 어떤 기분이 들까요? 적어도 1억은 나 줘야지. 이럴 것 같아요. 처음의 친절은 순수했지만, 결과가 너무너무 좋아져 버린 경우죠. 그 10억이 누구 때문에 생겼는데요. 입 딱 씻고, 사과 한 박스로 퉁치려고 한다면 화병 날 것 같아요. 경비원 아저씨가 꼴도 보기 싫을 것 같아요. 정신과 상담도 받을 거고요. 경비 아저씨 꼴도 보기 싫어서 이사도 갈 거예요. 아무 조건 없이 준 거 맞거든요. 그래도 그게 아니죠. 결과가 달라지면, 조건이 바뀌는 거죠. 선행을 베푼 저에게도 뭔가가 떨어져야죠. 그게 정의고, 상식 아닌가요?
원래 내 거
큰 거짓말이죠. 원래의 내 거가 아니라 한 때의 내 거죠. 내가 빌려준 돈으로 대박이 나고, 내 밑에서 일하던 애가 더 성공하고, 고등학교 때 찌질이가 연예인이 되면 부글부글 끓어요. 다 내 거일 수도 있었으니까요. 내가 더 잘 나갈 수도 있었으니까요. 거짓말이라니까요. 그 사람들 거예요. 그 사람들이 이룬 거고요. 대신 우리도, 누군가가 버린, 비켜간 기회를 차지할 수 있죠. 그건 또 우리 거예요. 내일은 밀크티 두 잔을 받아내려고요. 내 거니까요. 한 잔은 제가 머무는 곳 청소 아주머니에게 드릴래요. 노점 밀크티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라니까요. 아주머니도 깜짝 놀라실 거예요. 청소 아주머니가 총 세 분인데요. 아, 또 복잡해지네요. 두 잔 가격으로 네 잔을 사야 하나요? 돈도 없는데, 돈 쓸 일만 생긴다니까요. 경비 아저씨가 한 분이니까. 아저씨만 드릴까 봐요. 밀크티는 왜 한 잔 값으로 두 잔을 주는 걸까요? 짜증 나는 혜택이로군요.
PS 매일 글을 써요. 제가 선택한 오체투지입니다. 천천히 세상 끝까지 닿고 싶습니다. 저를 응원해 주세요. 동네 도서관에 박민우 작가의 책을 신청해 주세요. 제게 큰 응원이 됩니다. 2019년은 <입 짧은 여행 작가의 방콕 한 끼>를 열심히 알리고 있어요. 방콕 여행이 두 배는 즐거워질 걸요. 보장합니다. 에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