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숨은 천국 발견-치앙마이만 있는 게 아니라니까요

젊은 천국을 소개합니다.

by 박민우

태국 형님이 여기저기로 데리고 다니네요. 제가 여행작가라는 것도 알고, 매일 글을 올리는 것도 알죠. 한국 사람들이 자기 고향을 더 많이 찾았으면 하죠. 애국심, 애향심도 좋지만요. 살짝 부담스럽기까지 하네요. 제가 누구보다 태국 좋아하고요. 수코타이가 볼 게 많다는 것도 알죠. 불교국가에, 큰 전쟁이 없었잖아요. 불교 사원만으로도 충분하죠. 이미 여러 번 다녀오기도 했고요. 그 정도로도 충분해요. 그리고, 저 사실 마음이 급해요. 코카서스 여행기를 끝내야 해요. 겨울에는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요. 아침마다 자꾸 어딜 그렇게 끌고 다니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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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 까칠해지고 싶지는 않은데요. 어릴 때 소풍 왔던 곳이라는 말을 몇 번을 하는 겁니까? 그걸로는 안돼요. 우리나라 계곡이 더 예뻐요. 한국 사람이 이런 곳에 왜 오냐고요? 형님 추억 파괴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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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은 나쁘지 않았어요. 여전히 좀 약해요. 제가 눈이 높잖아요. 일단 제가 혹해야 해요. 그래야 사람들한테도 신나서 추천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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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좀 괜찮네요. 씨 사차날라이 국립공원(Si satchanalai national park). 외국인들한테 입장료로 200밧이나 받네요. 8천 원 정도군요. 좋아요. 예뻐요. 욕심 없는 사람들, 착한 사람들이야 좋다고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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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니죠. 설령 여기가 뉴욕 롱아일랜드 주택가와 비슷하다고 해도요. 부티가 철철 흐르면 뭐 하나요? 전혀 태국스럽지 않잖아요. 저는 여전히 시큰둥하겠습니다. 제 눈이 뒤집혀야죠. 좋아할 만하네. 거기서 끝이네요. 심금을 울려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아니네요. 그래도 이 정도면 추천은 해줄 수 있겠어요. 수코타이의 유적지 충분히 돌아보고요. 여기 와서 고기라도 구워 먹으면, 힐링은 되겠어요.


그리고 이런 어마어마한 식당으로 데리고 와요. 카오펍야이크리엥 khao perb yai krieng(구글맵에 그렇게 검색어를 쳐보세요). 태국 어디에도 없는 쌀국수, 쌀전병 집이에요(근처에 비슷한 집을 여러곳 뒤늦게 발견했네요. 여기가 원조집은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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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가 이 식당 사장님이죠. 베트남에 가면 비슷한 음식이 있기는 해요. 그래도 완전히 똑같은 음식점은 본 적 없어요. 쌀 반죽을 얇게 펴 발라서요. 그 안에 채소를 넣어서 쌈처럼도 먹고요. 쌀 반죽에 양념을 해서 대나무에 돌돌 말아서 쏙쏙 뽑아먹기도 해요.


육수는 또 어찌나 깔끔한지 몰라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존심과 원칙이 느껴지는 육수였어요. 품위 있는 양반집 쌀국수 맛이더라고요. 대부분의 메뉴 가격은 천 원이 안 넘어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창의적인 요리, 깨끗하고, 근본 있는 맛. 아늑하고 깊이 들어와야 찾을 수 있는 진짜 시골 맛집. 네, 저는 소름이 돋고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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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주얼을 보세요. 색색마다 맛도 완전히 달라요. 저 안에 채소가 들어가서 아삭아삭 씹혀요. 이렇게 아름다운 음식을 내와요. 충격받고 맙니다. 시골 맛집이 아니라 왕실 맛집이네요.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여기가 오늘의 진짜 놀라움이었어요. ban na ton chan이라는 숙소인데요. ban na tonchan은 우리나라로 치면 '읍' 정도의 행정 구역이에요. 구글맵에 이대로 치시면, 그 지역이 나오고, 이 숙소도 나와요. 저도 잠시 사진만 찍고 나왔어요. 여러분 사람 많은 여행지 싫으시죠? 그래도 무턱대고 깡촌에 숨을 용기는 없으시죠? 이곳은 완벽한 대안입니다. 어떻게든 여기까지만 오시면요. 이곳에 천국이 있어요. 저도 그냥 차 얻어 타고 와서요.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가는지는 몰라요. 나중에 좀 더 정보를 보강할게요. 선선할 때는 17도, 18도까지 내려간다고 해요. 우리나라 겨울, 12월이 태국도 날씨가 선선해져요. 그때 이곳에 오시면 쾌적한 날씨, 완벽한 휴식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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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물가도 좀 확인하시죠. 저 위의 닭고기 튀김 덩어리가요. 20밧. 800원이고요.

꼬치도 5밧. 200원입니다.


낮에 갔는데도 시장이 제법 북적였어요. 밤이 되면 엄청 붐빌 것 같아요. 시골이면서, 활력까지 느낄 수 있는 대박 동네라니까요.


이런 풍경을 옆에 끼고 아침 산책도 하세요. 마음이 깨끗하게 정리가 되시죠? 펜션이 많이 지어지고 있더군요. 태국 현지인들이 부쩍 방문하는 곳이 된 듯해요. 외국인 여행자는 안 보이고요. 곧 이곳이 전 세계 배낭 여행자들로 바글바글하겠군요. 제가 얼마나 고마우세요들! 이곳에 파묻혀서 글도 쓰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세요. 생이 짧다는 건 축복이죠. 그걸 명심할수록, 바빠질 수밖에 없잖아요. 숨은 천국을 이렇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아, 흡족, 뿌듯하군요.


PS 매일 글을 써요. 저만의 오체투지입니다. 글로 세상 끝까지 닿고 싶어요. 도서관, 학교에 박민우 작가의 책을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9년은 <입 짧은 여행작가의 방콕 한 끼>를 열심히 알리고 있어요. 방콕에 가시는 분들이 이 책으로 더 행복해지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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