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작가님 책이 두 번째로 재미나요 - 뭐라고욧?

지고는 못 사는 좀팽이 작가의 변명, 주절주절

by 박민우
20190730_132556.jpg 조지아 메스티아 코룰디 호수, 코카서스가 이리 아름답습니다. 꺄르르

-작가님 안녕하세요. 제 인생에서 두 번째로 재밌는 여행기의 저자인 작가님이 맞팔을 해주시다니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온 메시지예요. 장문의 메시지였는데요. 콕 집어서, 이 부분만 크게 보이더군요. 그럼 첫 번째로 재미나게 읽은 여행기는 뭐지? 궁금할 수도 있지 않나요? 따지자는 게 아니라요. 싸우자는 게 아니라요. 그 잘난 여행작가가 궁금한 거죠. 물어볼까? 지질해 보이겠죠? 참을까요? 참아야겠죠?


-첫 번째로 재미난 여행기는 뭘까? ㅋㅋㅋ 읽어보려고요.


알아야겠어요. 그래야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신 ㅋㅋㅋ로 여유와 유모아를 잃지 않았음을 강조했죠. 좋은 책을 언제든지 만나고픈 청년 같은 작가임을 드러냈죠. 배우고, 발전하려는 작가의 모습이 느껴지죠? 위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겠죠? 존경하는 작가가 사이코 패스처럼 보인다면, 저의 질문은 본전도 못 찾는 거니까요.


-그건 재밌다기 보단 사춘기 때 처음 읽은 여행책이었는데 잠시만요.


이런이런, 진짜 궁금해서 물은 건데. 독자님이 뭔가 오해를 하신 모양이네요. 사춘기 때 처음 읽은 여행책이라고, 안 해도 될 말을 왜 덧붙이고 그러냐고요? 그냥 첫 번째로 재미난 그 책만 알면 된다고요. 그게 얼마나 환장스럽게 재밌어서, 내 책을 2등으로 밀어냈는지, 하나도 안 분하고, 1도 안 억울한 작가가 묻잖아요. 오해 마시고, 신속하게 그 책만 알려 주시라고욧!


-이시다 유스케의 가보기 전에 죽지 마라입니다. ㅎㅎㅎ


아니, 제가 ㅋㅋㅋ 했다고, ㅎㅎㅎ로 받은 건가요? 이 바보 멍충아, 됐냐? 이런 숨은 뜻이 ㅎㅎㅎ에 있는 거 아니죠? 휴우우. 궁금증이 해결됐어요. 저도 재미나게 읽었던 책이네요. 이젠 발 뻗고 잘 수 있어요. 궁금한 건 못 참아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휴먼으로 태어난 생명체는, 이런 궁금증이 너무도 당연한 거예요. 나보다 잘난 작가야 수두룩하죠. 인정해야죠. 인정합니다. 인정 안 하면 어쩔 건가요? 저는 확실히 모순덩어리군요. 늘 저는 필터일 뿐이라고 주장하죠. 이미 완성된 글을 제가 전할 뿐이라고 말해요. 그냥 저를 깨끗하게 닦는 거, 그리고 나오는 글을 성실히 옮기는 거. 그게 저의 역할이라고 강조하죠. 그럼 그 글은 누가 쓰는 거냐고요? 같이 쓰는 거죠. 나와 만났던 사람들, 나를 기다렸던 장소들, 나를 기다린 독자들과 같이 쓰는 거죠. 아이고, 바람직한 작가 납셨네. 이렇게 고귀한 작가는 여전히 나보다 잘난 작가를 시기합니다. 날고 기는 문장으로, 들었다 놨다, 그윽하게, 격렬하게 쥐고 흔드는 그 작가 나부랭이가 꼴도 보기 싫습니다. 아니, 제가 뭐라고 나불대고 있나요? 지금 이 추한 고백은 잊어 주세요. 부족하니까, 조바심도 나는 거죠. 그게 힘이 되어, 글이 더 나오는 거고요. 저는, 모자라고, 지질한 박민우라는 글 광대입니다.


오늘도 열심히 코카서스 여행기를 쓰고 있어요. 새삼, 제가 미친놈이란 생각을 해요. 오늘 어떤 문장을 썼더라..


-Fabrika 호스텔을 보자마자, 데이비드 베컴이 떠올랐다. 만신창이인가? 문신인가? 타락한 낙서로 가득한 건물이다. 존나 멋있지? 호스텔 주제에 내게 윙크를 한다. 존나 언짢았다. - 크레이지 코카서스, 85일 중에서


PS 매일 열심히 쓰고 있어요. 자비 출판으로 진행할 '크레이지 코카서스, 85일'도 기대해 주세요.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그렇게 숨을 쉬고, 진동하는 삶을 택했으니까요. 저의 울림이 멀리멀리 퍼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가까운 도서관, 학교, 군부대에 박민우의 책을 신청해 주세요. 저의 책이 누군가에게 큰 기쁨이기를 소망해요. 2019년은 '입 짧은 여행작가의 방콕 한 끼'를 알리고 있어요. 여러분의 방콕이, 여러분의 일상이 빛나기를 바라요. 제 책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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