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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Mar 11. 2019

태국 음식 어디까지 먹어 봤니 - 쌀국수(1편)

쌀국수가 없었다면, 태국이 이렇게까지 좋았을까요?

방콕에 8년을 머무를 수 있었을까요?


"왜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아니죠?"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에서 남미, 남미 노래를 하더니. 왜 방콕이죠?


부에노스 아이레스엔 쌀국수가 없잖아요.

콜롬비아에는 뜨끈한 국물이 없어요.

쌀국수만 있었어도, 제가 마무르는 곳은 태국이 아니었을 거예요.


쉽게 싫증 내는 제가

8년 때 몰입 100%로 먹는 음식입니다.




테이블에 양념통이 보일 거예요.


이건 푸드 코트에 있는 대형 양념 그릇이고요.

보통은 작은 양념통에 담아서 나와요.


이걸 무시하고, 쌀국수 맛을 평가하시면 안 돼요.


싱겁다 싶으면 피시소스로 간을 하세요.

간장처럼 보이는 액체가 피시소스입니다.

보통은 테이블에 가장 큰 병, 그게 피시 소스 병입니다.

식초와 고춧가루 꼭 넣으세요.

위의 경우엔 식초에 이미 고추를 갈아 넣었네요.

그런 경우엔 식초 고추만 넣으셔도 돼요.


큰 숟가락으로는 반 숟가락

작은 티스푼으로는 한 스푼


그리고 국물 맛을 보세요.

조금씩 더 넣으면서, 자신의 간을 찾으세요.

아니다. 고춧가루 조금이라도 넣어 주세요.

로스팅 커피에서 나는 '굽는' 냄새가 피어오를 거예요.

잡내, 느끼함이 신비롭게 사라져요.

조금만 넣으세요. 그 향에 침샘이 터집니다.


이게 태국 맛입니다.


그냥 맨 국물은 진짜 태국 맛 아닙니다.

제가 우기는 거 맞아요.

눈이 번쩍

드디어 문자와 언어를 깨우친

설리반 선생님 앞의 헬렌 캘러가 됐죠.


오리지널 맨 국물은 더 이상 안 먹습니다.


면발을 잘 보시면 맨 왼쪽이 좀 더 굵어요. 그게 센렉(가는 면)

더 가는 면은 쎈미(더 가는 면 - 아, 말장난도 아니고)

그리고 넓적한 면은 쎈야이(수제비스럽습니다)

제일 오른쪽 면이 바미(밀면)입니다.


태국 사람들 바미를 점점 더 좋아한다는 느낌이에요.

글루텐의 무서움이랄까요?


저는 국물 국수엔 무조건 센렉입니다.


쎈미는 너무 가늘어서, 면에 관심이 분산돼요.


양념이 국물에 이상적으로 말리는(?) 느낌, 센렉이 최고입니다.


바미(밀면) 맛있죠.

위가 안 좋아서요. 밀가루 음식을 굳이 찾아 먹지는 않으려고요.


꿰이띠여우 남


태국 국물 국수의 기본형입니다.

꿰이띠여우, 꾸이띠여우, 뀌띠여우. 발음도 참 어려워요.

중국 국수에서 변형되었고요.

캄보디아, 라오스에도 같은 이름의 국수가 있어요.


위에 올라가는 게 어때야 한다.

표준은 모르겠습니다.

식당마다 달라서요.

깨끗하고, 무난한 맛입니다.


육수 맛은 무와 배추가 핵심이에요.

달달하고, 깊디깊은 맛

잘하는 집 육수는, 확실히 다르더군요.


식초 안 잊으셨죠? 톡톡

고춧가루 살짝



태국에는 Yum saap이라고 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이 있어요.

가격은 중가 정도예요. 모든 메뉴가 백 바트 전후(3천 원).


이 식당 좋아해요.


메뉴들이 굉장히 다양해요.

다른 식당에서 찾기 힘든 메뉴도 많고요.

기교가 있어요.

의외로 텃만꿍(새우 튀김)도 잘해서 놀랐어요.


옥수수가 들어간 쏨땀도 별미고요.


사실 여기 메뉴 대부분 실망스럽지 않아요.

돌이켜보면 놀라워요.

그냥 평범한 식당이라 생각했는데

은근 완성도를 보여줘서요.


정통 태국 음식의 깊은 맛이 아니라

센스가 넘치는 젊은 맛이요.


사진에 보이는 요리는 태국 국민 라면 마마에 자신만의 소스로 버무린 거고요.

대표 메뉴예요.

영어로는 fried mama noodle with specialty sauce.


태국의 비빔면이라고 생각하세요.

새콤달콤, 아삭아삭

태국식 미나리가 아삭아삭.


저는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yum saap은 성공한 프랜차이 즈니 까요.

근처에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이곳이 맛집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흔하고, 없어 보이는 프랜차이즈 느낌 때문일 거예요.

작정하고 이곳의 음식들을 주문해 본다면

덕후도 무한정 나올 거예요.

좀 치명적인 자극이거든요.


마마 볶음면 같은 류가 특히 그래요.



카오 쏘이. 이 느끼하고, 달콤하고, 복잡한 면요리는 약간의 도전 정신이 필요해요.

일단 바삭한 면발이 어색합니다.

왜?

그러게 말이에요.

태국 사람들은 식감을 중요시해요.

그냥 맛으로는 성에 안 차는, 아주 대단한 미식가들입니다.


그래서 면요리에 굳이 생선 껍질 튀김을 얹어 먹거나, 바삭한 나초 같은 걸 올려 먹거나 해요.

카오 소이에선 아예 두 개의 면발이죠.

밀면과 튀긴 면. 튀긴면이 고명으로 올라가요.


바삭하겠거니 하고 드셔야 해요.

그래야, 용서가 되고, 즐거워집니다.


코코넛이 사용되었으니까, 기름 둥둥이예요.

거부감 듭니다.

하지만 코코넛 기름은 좋대요.

쌓이지 않고, 잘 배출되는 좋은 기름이래요.


코코넛이 들어간 닭볶음탕(혹 닭도리탕 - 뭐가 맞나요? 논란이 지겨워요 ㅠㅠ) 맛입니다.

샬롯(보라색 양파), 피클, 라임즙을 추가로 넣어요.

안 느끼합니다.

웅장한 교향곡 맛이에요.

세상의 욕심을 한 그릇에 담았어요.


우리에겐 많이 낯선 면요리라서요.


처음에 확 맛있지 않아요.


처음엔 길들이는 차원으로 드세요.


횟수가 3회 혹은 4회를 채우잖아요.



터집니다.


교향곡의 클라이맥스가 돼요.


그때부터 경건하게 드십니다.


태국을 더 깊이 사랑하고

어쩔 수 없이 존경하게 돼요.


욕심에도 철학이 있달까요?


방콕에 Ari라는 지역이 있어요. 방콕의 상수역 혹은 연남동이죠. 여기에

ongtong khaosoi

방콕에서 가장 맛있는 카오소이를 팔아요.

구글맵에 가게 이름 검색하시면 돼요.

찾아가실 수 있으시죠?

BTS 아리역에서 5분도 안 걸어요.

오전 열 시 반에 열고, 오후 여덟 시 반이면 닫아요.


태국 국수 이야기를 시작해 버렸네요. 이거 끝도 없는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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