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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Mar 12. 2019

태국 음식 어디까지 먹어봤니 - 쌀국수(2편)


태국에서 소고기 국수는 거르셔도 됩니다.


나는 고기면 다 좋아.

그런 분은 드시고요.

태국, 아니 동남아시아 소고기는 대체로 질겨요.

애초에 소고기를 즐겨먹지도 않았고요.


카오산로드에는 굉장히 유명한 소고기 국수가 있죠.

다들 좋아하시죠?

나쁘지 않아요.

가격이 매년 올라요.

약간 얄미워요.


저는 안 갑니다.


야들야들 부서지는 닭고기가 보이시나요?


닭다리, 닭발, 심지어 닭선지까지 올려줘요.

지키고 서 있다가, 닭발 빼 주세요, 선지 빼주세요.

싫은 분들은 손짓으로 빼 달라고 하세요.


웬만한 푸드코트에 다 있습니다.

그런데 또 꼭 먹고 싶을 땐 안 보이죠.

엄청난 닭 국숫집은

MRT(지하철) 수쿰빗 역(Sukhumvit) 역 1번 출구에 있어요. 1번 출구로 나오셔서요. 100m 정도 걸으면요. 반찬 팔고, 국수 파는 서민 식당가가 있어요. 식당이라기보다는 매대죠. 매대에서 밥 팔고, 반찬 팔고, 국수 팔아요. 그런 매대가 일곱 개 정도 있어요. 이 식당을 마주 본다 치면요. 오른쪽에요. 오른쪽 두 번째 매대일 거예요. 살코기를 잘게 찢어서 가득 쌓아 올린 쌀 국숫집이 있어요.

1,500원에 닭의 모든 부위가 들어간 국수를 드시게 됩니다.

선지나 닭발은 빼 달라고 하시고요(좋으면 당연히 다 드셔야죠).

여러분은 닭국수의 성지를 저 덕분에 알게 되십니다.

8년 만에 찾은 인생 국숫집이죠.

국물에 식초 약간, 고춧가루 약간

잊지 마시고요.


일요일엔 안 열어요. 밤에도 안 열고요. 평일 오전 열한 시, 혹은 한 시 정도가 딱 좋습니다.

아니면 아예 아침으로 드시거나요. 캬, 아침 닭국수는 사랑입니다.

전날 일부러 술 좀 퍼마셔도 좋겠어요.





꾸에이짭


태국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국수 중 하나죠.  

꼬리꼬리 돼지 내장 듬뿍

돼지 국밥스럽고, 순대 국밥스러워요.

면은 쌀면이긴 한데, 펜네처럼 동글동글

쌀 수제비스러워요.

고기고기, 내장내장.

담백하고, 무자비하죠.


후추를 많이 넣어요. 격렬하게 담백해요.

먹을 때는 약간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땀 흠뻑, 사람은 바글바글


백종원 형님도 방콕 차이나 타운에서 맛나게 드시더라고요.


굳이 이걸 먹겠다고 차이나 타운 가지 마세요.

위 닭국수 성지 있죠?

닭국수로 들어가기 바로 전 가게가 꾸에이짭 가게예요.

직장인 상대로 음식 파는 곳들은

대충 만들면 큰일 나요.


여기서 드세요.

충분한 맛이니까요.


웬만한 푸드코트에도 물론 다 있고요.

식초 톡톡, 고춧가루 톡톡(아, 저 왜 이리 강조하죠. 강박증이 아주 없지는 않아서요)


PS. 아니다. 생각해 보니까 백종원 씩 드셨던 국수의 담백함은 약간 특별하긴 해요. 방콕 차이나 타운에서요. 구글맵에서 Double Dogs Tea Room 검색하세요. 이 찻집에 붙어 있는 국숫집이고요. 낮에는 안 열어여요. 오후 여섯 시 이후에 가시면 돼요.



쌀국수 웬만한 거 다 드셔 보셨나요?


그럼 옌타포로 넘어오세요.

발효 두부를 갈아서, 양념을 해요.

시큼해요. 그래서 붉어요.

오묘하게 시큼해요.

먹어도 되는 맛일까?

의심 날 만 하죠.


어묵과 튀김이 올라가요.

즐겁게 드세요.

그리고 다시 국물을 드세요.


튀김과 새콤한 국물

조화로워요.  

열심히 먹고 싶어 져요.

더 알고 싶어 져요.


이것만 먹고 싶다


저절로 그렇게 돼요.


평양냉면요?


옌타포의 중독성 반의 반도 안 됩니다.


이 몽롱한 시큼함

은은한 바다향(어묵, 물오징어에서 나오는 향)


운이 없으면 비린 걸 드실 수도 있어요.

대놓고 옌타포 맛집은 제가 아직 몰라요.

저는 그냥 푸드코트에서 길들여졌어요.

터미널 21 5층에서 길들여졌어요.

없는 곳 없어요.

일단 푸드코트에서 붉은 국수에 빠져 보세요.


제가 고맙죠?

제가 생각해도 제가 엄청 고마울 것 같아요.


태국 국수가 아직도 많이 남았네요.

정말 태국은 너무 대단해.

너무 맛있어.

매거진의 이전글 가이드북에는 없소. 방콕 비밀 쌀 국숫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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