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소고기 국수는 거르셔도 됩니다.
나는 고기면 다 좋아.
그런 분은 드시고요.
태국, 아니 동남아시아 소고기는 대체로 질겨요.
애초에 소고기를 즐겨먹지도 않았고요.
카오산로드에는 굉장히 유명한 소고기 국수가 있죠.
다들 좋아하시죠?
나쁘지 않아요.
가격이 매년 올라요.
약간 얄미워요.
저는 안 갑니다.
야들야들 부서지는 닭고기가 보이시나요?
닭다리, 닭발, 심지어 닭선지까지 올려줘요.
지키고 서 있다가, 닭발 빼 주세요, 선지 빼주세요.
싫은 분들은 손짓으로 빼 달라고 하세요.
웬만한 푸드코트에 다 있습니다.
그런데 또 꼭 먹고 싶을 땐 안 보이죠.
엄청난 닭 국숫집은
MRT(지하철) 수쿰빗 역(Sukhumvit) 역 1번 출구에 있어요. 1번 출구로 나오셔서요. 100m 정도 걸으면요. 반찬 팔고, 국수 파는 서민 식당가가 있어요. 식당이라기보다는 매대죠. 매대에서 밥 팔고, 반찬 팔고, 국수 팔아요. 그런 매대가 일곱 개 정도 있어요. 이 식당을 마주 본다 치면요. 오른쪽에요. 오른쪽 두 번째 매대일 거예요. 살코기를 잘게 찢어서 가득 쌓아 올린 쌀 국숫집이 있어요.
1,500원에 닭의 모든 부위가 들어간 국수를 드시게 됩니다.
선지나 닭발은 빼 달라고 하시고요(좋으면 당연히 다 드셔야죠).
여러분은 닭국수의 성지를 저 덕분에 알게 되십니다.
8년 만에 찾은 인생 국숫집이죠.
국물에 식초 약간, 고춧가루 약간
잊지 마시고요.
일요일엔 안 열어요. 밤에도 안 열고요. 평일 오전 열한 시, 혹은 한 시 정도가 딱 좋습니다.
아니면 아예 아침으로 드시거나요. 캬, 아침 닭국수는 사랑입니다.
전날 일부러 술 좀 퍼마셔도 좋겠어요.
꾸에이짭
태국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국수 중 하나죠.
꼬리꼬리 돼지 내장 듬뿍
돼지 국밥스럽고, 순대 국밥스러워요.
면은 쌀면이긴 한데, 펜네처럼 동글동글
쌀 수제비스러워요.
고기고기, 내장내장.
담백하고, 무자비하죠.
후추를 많이 넣어요. 격렬하게 담백해요.
먹을 때는 약간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땀 흠뻑, 사람은 바글바글
백종원 형님도 방콕 차이나 타운에서 맛나게 드시더라고요.
굳이 이걸 먹겠다고 차이나 타운 가지 마세요.
위 닭국수 성지 있죠?
닭국수로 들어가기 바로 전 가게가 꾸에이짭 가게예요.
직장인 상대로 음식 파는 곳들은
대충 만들면 큰일 나요.
여기서 드세요.
충분한 맛이니까요.
웬만한 푸드코트에도 물론 다 있고요.
식초 톡톡, 고춧가루 톡톡(아, 저 왜 이리 강조하죠. 강박증이 아주 없지는 않아서요)
PS. 아니다. 생각해 보니까 백종원 씩 드셨던 국수의 담백함은 약간 특별하긴 해요. 방콕 차이나 타운에서요. 구글맵에서 Double Dogs Tea Room 검색하세요. 이 찻집에 붙어 있는 국숫집이고요. 낮에는 안 열어여요. 오후 여섯 시 이후에 가시면 돼요.
쌀국수 웬만한 거 다 드셔 보셨나요?
그럼 옌타포로 넘어오세요.
발효 두부를 갈아서, 양념을 해요.
시큼해요. 그래서 붉어요.
오묘하게 시큼해요.
먹어도 되는 맛일까?
의심 날 만 하죠.
어묵과 튀김이 올라가요.
즐겁게 드세요.
그리고 다시 국물을 드세요.
튀김과 새콤한 국물
조화로워요.
열심히 먹고 싶어 져요.
더 알고 싶어 져요.
이것만 먹고 싶다
저절로 그렇게 돼요.
평양냉면요?
옌타포의 중독성 반의 반도 안 됩니다.
이 몽롱한 시큼함
은은한 바다향(어묵, 물오징어에서 나오는 향)
운이 없으면 비린 걸 드실 수도 있어요.
대놓고 옌타포 맛집은 제가 아직 몰라요.
저는 그냥 푸드코트에서 길들여졌어요.
터미널 21 5층에서 길들여졌어요.
없는 곳 없어요.
일단 푸드코트에서 붉은 국수에 빠져 보세요.
제가 고맙죠?
제가 생각해도 제가 엄청 고마울 것 같아요.
태국 국수가 아직도 많이 남았네요.
정말 태국은 너무 대단해.
너무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