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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우 Mar 13. 2019

가이드북에는 없소. 방콕 비밀 쌀 국숫집

태국 음식 어디까지 먹어봤나요? 쌀국수 3탄  

뭐야, 국물이 왜 이렇게 달아?

불평하실 수 있지요.

식초와 피시 소스 톡톡.


새초롬 토핑은 게살이옵니다.


80밧, 거의 삼천 원??


쌀국수는 천 원이어야지.


다시 말씀드리옵니다.


게살이옵니다.

게맛살 아니고, 게살이옵니다.


실제로 보면 양은 더 작지만

게살이옵니다.


그냥 그것만으로 감동해 주시면 안 되겠사옵니까?


전 화들짝 감동하고

1 젓가락 1 묵념하면서

먹었사옵니다.


세계 3대 신선식품 시장이 방콕에 있사옵니다.

오또꼬(Or tor kor) 시장이라 하옵니다.

지하철(MRT) 캄팽펫(Kamphaeng Phet) 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이옵니다.





12/5 매대를 찾으셨사옵니까?


시장 안쪽 국수, 반찬 파는 푸드코트에 있사옵니다.

저처럼 감동 좀 해주시옵소서.


사진에서 제일 처음 메뉴이옵니다.


국물이 달아욧


제발 좀 그러지 좀 마시옵소서.

사진 하나로 퉁치시오.

이런 고급진 비주얼 삼천 원에 찍었으면

사진값으로도 충분하지 않소.


아니, 맛없다는 게 아니라

굳이 사족을 다는 거요.

덜 기대하고, 충분히 만족하시라고

배려심으로 지구 대표인 작가요.

알아주시오.


가격은 상관없다.

최고의 망고를 원하오.

최고의 과일을 먹고 싶소.

왕족 입맛은 오또꼬 시장입니다.


샤넬 백은 못 사도

과일로는 사치 좀 하시오.

전생에 나라를 구했으면서

자신을 좀 더 사랑하셔도 되오.


내가 오늘 좀 상태가 안 좋은지

굳이 찾아오기 힘든 곳

아니 찾아오기는 쉬우나

올 필요가 있을까 싶은 동네 국숫집을 굳이 추천하오.


사실 오또꼬 시장과는 멀지가 않소. 걸어도 십 분 거리요.


오, 생각이 바뀌었소.

두 국수를 한꺼번에 다 클리어하시오.


태국 쌀국수의 장점이 뭐겠소?

이거슨 시식인가? 1인분인가?

그 애매한 양으로 한국 사람을 열 받게 하는 거 아니겠소?

게살 국수 클리어하고, 이리로 오시오.


위치로 따지면 지상철(BTS) 사판콰이(Saphan kwai)역에 있소.

구글맵에 Nua pork noodle house로 검색해 보시오.

구글맵에 없겠지  했는데 있어서 짜증 나면서 기쁘오.

생색내며 가르쳐 주려고 했으나

이미 많은 이들이 감동하고, 구글맵에 후기까지 올려놓았구려.


신맛이 기본인 똠얌 국수가 사랑스럽다오.

시큼한 국물에 부들부들 돼지고기 경단, 말린 새우, 땅콩.

어찌 그리 화려한지 정신을 못 차리겠소.

양이 적은 것도, 화가 안 날 지경이라오.

대신 약간 짜오.

어허, 미리 마음 접지 마시오.

진짜 맛에 환장했다면, 보온병에 뜨거운 물 정도는 가지고 다니시오.

방콕 쌀국수는 그렇게 즐겨야 하오.

그럴 가치가 있는 맛이라오.


새콤, 짭짤, 고소함 속에서 사경을 헤매 보시오.


태국 맛 초보에겐 권하지 않소.

똠얌꿍이 김치찌개 수준인 이들에게 권하오.

환장하고 드실 수밖에 없소.



이곳은 정말 내가 왜 올리나 싶소.


진심 미쳤나 보오.

똘끼 충만한 이들만 오시오.

추천의 이유는 인생 국숫집이기 때문이오.


그렇지만 정말 위치 처참하고, 가게 그냥 소박하오.

PC방 앞 포장마차요.

구글맵에서 캡처한 사진이오. 정성이라 생각해 주시길


무조건 택시를 타야 하며(다행인 건 위의 두 가게에서 택시로 15분 정도 거리라는 거요)

교통 체증은 방콕 최악이라오.

함부로 오면 안 되는 곳이오.

물론 지하철(MRT) 랏프라오(Lat phrao)에서 아주 멀지는 않소만

그래도 택시가 낫소.

아니요. 오지 마시오.

그냥 똘끼로 홧김에(화는 물론 안 났지만) 써보는 거요.


구글맵 shabu indy phawana를 쳐보시오.

거기가 목표는 아니오. shabu indy phawana는 대로변에서 살짝 들어간 곳에 있소.

샤부샤부 집이오.

택시를 탔다면 다시 대로변으로 약간만 나오시오.

대로변으로 올라가시오. 올라간다는 게 애매하게 들리실 수 있소.

샤부샤부 집을 등지고, 왼쪽으로 올라가시오.

백오십 미터?

패밀리 마트가 있고. 골목이고(들어가진 마시고), 다음, 다음, 다음 집이 PC방이오.

PC방 앞에 있는 작은 국숫집이라오.


35밧(1,250원)에 뭘 그리 푸짐하게 얹어 주는지 모르겠소.

가장 기본적인 꾸이이여우남(국물 쌀국수의 가장 기본) 시키면

참 푸짐하고.

국물도 완벽하오.


방콕 8년 인생 가장 사랑하는 곳이라오.


제가 잘 생겨서 퍼주는 게 맞을 거요.


잘 생겼을 뿐인데

너무 극진한 대접을 받았소.

여러분도 저와 외모 배틀 하시지요.

저보다 잘 생기고, 이쁘기는 얼마나 쉽겠사옵니까?

하루에 이 세 국숫집을 다 돌면

마지막 국숫집이 딱히 맛있을까 싶소만

인생 국숫집들을 소개하고픈 선의만은 알아주길 바라옵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 이곳에 오셨다면

당신은 똘...아, 아니옵니다(아니 정말 오시었소?).

먹는 것만 생각하면 일단 미치고 봅니까?

무한한 동지애를 느낍니다.


인생 뭐 있사옵니까?


천 원짜리 쌀국수에 차비로 만 원 쓰고 살아야지요.


하루 동안에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사옵니까?


굉장한 하루였소.

1%의 하루를 보냈으니

제가 너무도 고마울 거요.

박민우의 책을 한 권 사시오.  

모든 책이 훌륭하니, 고민 좀 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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