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자유가 기다리니까요. 우린 조금만 더 가벼워져요.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매일 글을 쓰잖아요. 하루는, 저의 1년, 10년을 닮았어요. 오전에 끝내자. 끝내고 놀자. 오전에 끝낸 적은 없죠. 네, 이런저런 다짐들은 늘 어그러졌어요. 오늘 못 끝낼지도 몰라. 두려움이 절 쓰게 해요. 부끄럽게도요. 10년간 제게 한 약속 중에 태국어 능통하게 하기가 있네요. 매일 한 문장씩만 쓰고, 외워도 달인이 되었겠죠. 그 한 문장을 못 해서, 여전히 까막눈이네요.
매일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무료 와이파이를 연결해요. 그리곤 한결같이 시간을 허비하죠.
쓰고 싶어질 때를 기다려요. 그런 때는 오지 않아요. 헛된 꿈이죠. 쓰고 싶어져서 못 견디는 순간은 꿈으로만 남을까요? 헛된 꿈일지라도 아직은 못 버리겠네요. 못 쓰는 글이어도 일단 쓰세요. 20점짜리 글을 쓰려고 하세요. 100점짜리 글을 쓰려니까, 안 써지죠. 제가 글쓰기 강의를 할 때 늘 강조하던 거예요. 20점짜리 글이 안 나와서 이리 쩔쩔매네요. 그래도 매일 쓰니까요. 결국 쓰니까요. 아주 뻔뻔한 선생은 아니죠? 믿으세요. 써야 할 글은 쓰게 되어 있어요. 나와야 할 글은 나와요. 그 믿음은, 저를 쓰게 해요. 어렵고, 쉽고는 결과물과는 상관없어요. 쉽게 나오는 결과물이란 없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어려울 거고,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반복되면 어떤 어려움도, 해볼 만한 장애물 정도가 됩니다. 장애물 넘기 해 봅시다. 저도, 여러분도 계속 뭔가를 쓰는 한 해로 만들어 보죠.
https://www.youtube.com/watch?v=h5EJZNIqN0k
일단 이 동영상을 보세요. 이해가 갈듯, 안 갈듯.
저에겐 영감을 준 동영상입니다.
제가 이 동영상에서 얻은 확실한 사실은 나는 ‘모른다’입니다.
모르겠어요.
내가 있는 이 공간을, 제대로 볼 능력이 제겐 애초에 없나 봐요.
그래서 오히려 홀가분합니다.
그렇게 모자라니까, 모자라는 사람이니까
나의 확신도, 계산도 ‘어림없다’는 걸 새삼 명심합니다.
그러니까 제 모든 다짐도, 다짐으로 이룬 결실도
큰 의미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래서 더 어마어마한 의미일 수 있습니다.
한계가 명확한 인간의 잣대로 재는 가치들을 다 무시합시다.
모든 가치를 의심합니다.
깨달은 자는 평생 세속과 상관없이 궁극의 깨달음을 유지할까요?
깨달음의 함정, 확신의 함정에 부딪혀 다시 무너지는 건 아닐까요?
행복이라든지, 성공이라든지, 실패라든지 이런 자극적인 언어에
우린 공격받습니다.
우리가 아픈 이유입니다.
저는 제가 모른다는 확신 앞에 섰습니다.
모르니까 좀 더 무모하게
모름을 가지고 놀아보겠습니다.
내일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으니
하루를 간절히 살되
그 간절함으로 아흔 살, 백 살까지 살 수도 있음을 또 명심합니다.
지금 저는 저의 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물론 거울을 볼 때마다 많이 상한 얼굴에 똑바로 보는 게 두렵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 몸뚱이를 가꾸고, 보살펴서
남은 시간을 잘 놀고자 해요. .
멀리 보고
멀리 보지 않기도 하며 살려고요.
차근차근 제 몸살림을 해볼까 합니다.
제 몸살림의 소득이 있다면
여러분들과도 나누겠습니다.
우린 죽는다
저의 간결한 주문입니다.
한숨이 나올 때요.
한숨이 나오는 상황에는요.
우린 죽는다.
이 말을 되뇝니다.
편해져요.
불완전한 내가 가장 확실하게 알고 있는 ‘앎’
우리는 모두 죽는다입니다.
어차피 죽는다고 아니라
너무 아름다워서
죽기까지 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과정을 일일이 다 맡아보고, 맛보고
마지막 종착역에서 쉬면 됩니다.
그 주문이
실제로 제게 큰 쉼을 줍니다.
부정이나 어두움이 아니라
여유와 용서를 줘요.
우린 죽습니다.
죽기 전에 완벽해지기보다는
죽기 전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그걸 만회하는 가끔의 결실로
삶의 ‘단짠단짠’을 철저히 맛봐야죠.
일일이 답메일 드리지 못한 점 송구해요.
여러분의 메일을 열심히 읽고, 감사히 또 읽고 해요.
단지 답을 못 드릴뿐이죠.
게을러서일 뿐이지만
꼭 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이기심이기도 해요.
2018년은 후회가 남지 않았네요.
후회될 일이야 많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거나
그것밖에 안 되었으니까요.
2019년에도 저는 그것밖에 안 되는 몸과 마음으로
그렇게밖에 쓸 수 없는 글과
어떻게든 다가가는 작은 발버둥이겠습니다.
아프지 않고
견디지 않고
다짐하지 않고
가볍게 날겠습니다.
같이 날아요.
우린 날 수 있습니다.
더 재미난 글로 1월에 만나겠습니다.
1월 2일부터 본격적인 샌프란시스코 이야기를
너무너무 재미나게 써 내려가겠습니다.
15일 정도 더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매일 글을 씁니다. 세상 끝까지 닿기 위한 작은 오체투지입니다.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외롭지 않아요.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겠습니다. 2020년에도요.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