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는 남자

태국 뉴스에 나온 잔인한 풍경

by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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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뚜벅뚜벅 시골길을 걷는다.

눈을 깜빡이면서.

피부가 많이 상해있다.

목표가 있나 싶은 걸음이다.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태국 뉴스는 모자이크만 하면 모든 걸 보여준다.

가끔은 모자이크조차 없다.

시체가, 교통사고로 길에 누운 환자가, 울부짖는 가족이

뉴스 속에서 그대로 노출된다.


뚜벅뚜벅 남자는

옛 여자 친구를 상습 성폭행한 남자였다.

지금의 남자 친구가 온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내가 본 장면은

일단 불이 꺼지고

응급조치가 꼭 필요한 그 시점에서

화상을 입은 강간범이

뚜벅뚜벅 걷는 거였다.


온몸이 불에 타도 걸을 수가 있다.

미라처럼, 고무처럼 눌어붙은 피부로

걸었던 기억을 하나씩 되짚으며 걷는다.

그 장면을 왜 계속해서 보여줄까?


내 숨이 턱 막힌다.


고통만 보인다.


저 여자는 원래 내 거야.

그는 정신 병자다.

과거에 멈추고

욕정에 멈췄다.

짐승이 불에 활활 타버렸다.


철저히 봐야 한다.

막연한 상상과 모자이크 말고

진짜를 봐야 한다.


그렇게 될 줄 몰랐겠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사내가

마음의 병과 함께 절뚝절뚝


신문의 몇 출로 읽었다면

너는 그래도 싸

그런 인간이 눈 앞에서 쩔뚝쩔뚝


나는 눈을 감았다.


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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