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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 일들만 일어난다. 태국 늬우스

믿으셔야 합니다. 실제 사건이니까요

by 박민우

여기는 지금 어디인가? 사람 사는 곳 맞나? 태국에서 뉴스를 볼 때마다, 헷갈립니다. 우리나라에선 평생 볼 일 없는 뉴스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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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고기가 목에 걸렸어요


어부가 잡은 물고기를 입에 물고, 다른 물고기를 건져내는 순간 물고기가 목으로 파고들어요. 어부는 빼내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죠. 등지느러미가 곧추서서 식도를 막아 버립니다. 응급실에서 겨우 빼냅니다. 네, 어부는 무사해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보다 스케일은 작지만, 치열함은 한 수 위 아닌가요? 목에 박혀 꿈틀대는 물고기와 함께 응급실로 가는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을까요? 꼬리 쪽만 뜯긴 물고기가 그 순간의 처절함을 보여줍니다.


2. 바지 내려. 싼다. 실시. 똥 말고, 마약


두 남자가 바지를 까고 쭈그려 앉아 있어요. 시청자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는 했다지만, 똥꼬는 확실히 똥꼬로 보이는군요. 무언가가 나옵니다. 다행히 똥은 아니군요. 마약을 똥꼬로 넣은 마약상들이 경찰에 잡혀서, 길바닥에서 수모를 당하고 있네요. 궁금증! 제가 마약을 똥꼬에 안 넣어봐서 모르겠는데, 이게 원할 때 언제든지 나오는 건가요? 아니면 똥 마려울 때까지 기다려서 함께 추출(?) 하는 건가요? 신비로워요. 그걸 다 담아냈다가, 경찰이 어서 싸! 하니까 쪼르르 나오는 전천후 괄약근이요. 우리 태국 경찰이 이리도 유능합니다.


3. 망을 보다가 자버렸어요. 그래서 철창행


3인조 강도가 보석상을 터는데, 망을 보던 강도가 졸았어요. 경찰들이 깨웠죠. 곤히 자니까 경찰도 긴가민가 했을 거예요. 동료들은? 잠에서 깬 강도는 이 무서운 세상을 혼자 헤쳐나가야 해요. 2인조는 자는 동료를 놔두고 그대로 튀었군요. 강도짓 하느라 많이 피곤했었나 봐요. 안 잡혔어도 3분의 1로 따박따박 챙겨줄 놈들은 아니었겠죠? 같이 콩밥 먹는 게 제일 덜 억울한 거야. 최선을 다해서 불으렴. 망을 보면서 어찌나 그리 깊게 자던지, 거의 천사 같더군요.


4. 아닌 밤 중에 날벼락, 진짜 날벼락


학교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는 교사가 벼락을 맞아 사망합니다. 한 명은 병원에서 깨어났고요. 한 명만 명을 달리 했어요. 건물을 잘못 지어서일까요? 어떻게 잘못 지으면 번개가 실내로 들어오나요? 번개가 치면 일단 자기보다 키 높은 지형지물에 숨어라. 이게 상식 아니었나요? 멀쩡한 학교 건물에서도 날벼락으로 죽을 수가 았네요. 태국 사람들이 날씨에 관심 많은 이유를 알겠어요. 살려고 그랬던 거였어요.


5. 복권에 미친 나라, 19로 끝나는 복권은 품절


태국은 복권의 나라예요. 전 국민이 복권에 미쳐 있어요. 고목나무가 특히 인기가 많아요. 거기에 밀가루를 뿌려서 숫자를 찾아요. 숫자 비슷한 무늬를 찾는 거죠. 나무 정령의 계시로다. 그 번호를 사요. 차가 물에 빠지면, 그 차 번호를 폰카로 찍어서 복권을 사요. 태국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Covid19으로 불러요. 19로 끝나는 복권은 찾기도 힘들어요. 어디서나 품절이죠. 그래서 559, 649로 끝나는 번호를 대신 사가기도 해요.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사람의 나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숫자 등도 인기가 많아요.


6. 두리안에 맞아서 골로 갈 뻔한 남자


비싸지, 부드럽지, 향 지독하지. 가장 독특하고 맛있는 과일 두리안은 나무가 꽤나 껑충해요. 나무 꼭대기에 올라간 사람이 두리안을 던지면, 땅에 있는 사람이 보자기로 받아요. 꽤나 위험한 작업이죠. 두리안도 껍질이 단단하고 무거워서요. 위험한 흉기죠. 오늘 50대 남자가 두리안에 정통으로 맞았나 봐요. 경찰의 심폐 소생술로 멎었던 숨통이 다시 트였어요. 코코넛에 맞고, 두리안에 맞고. 더운 나라에선 묵직한 과일들을 조심해야 해요. 오늘 50대 남자는 운이 좋았던 거죠.


7. 병원에 귀신이 살고 있다


한밤 CC TV로 촬영한 휠체어가 보여요. 휠체어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쭈욱 이동해요. 잠시 멈춘 후에, 문쪽으로 다시 이동해요. 바람이요? 바람으로는 불가능하죠. 누군가가 민 거죠. 귀신이죠. 병원에서 억울하게 죽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 태국은 귀신을 철석같이 믿는 나라이기도해요. 실종 사건에 무당들이 곧잘 등장해요. 신기하게 찾아내기도 하고요. 나는 귀신을 보았다. 귀신 목격담 라디오 프로그램 인기가 어마어마해요. 제 태국 친구는 자장가 삼아 들으면서 자요. 무시무시한 귀신 목격담이 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걸까요? 태국 사람들이 착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죠. 착하게 살지 않았다가는, 귀신에게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거든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글로 사교합니다. 저를 모르는 사람들과요. 조금씩만 친해져요.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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