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세상을 읽는 눈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자신감이 없었다면, 글을 쓸 생각을 애초에 접었겠죠. 공감을 구애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자신감이 지나쳤다는 생각을 해요. 번번이 저의 예측은 틀렸더군요.
1. 분당 아파트는 폭락할 거야
분당 신도시 첫 입주자였어요. 하루도 더 살기 싫더군요. 서울이랑 멀어도 너무 먼 거예요. 지금은 가천대로 바뀐 경원대를 지나면서 분당은 아니란 생각을 굳혔죠. 경원대까지가 마지노선이었죠. 더 들어가서는 못 살죠. 천하의 구석탱이에 이렇게 아파트를 지으면 어쩌자는 거야? 버스도 몇 대 없어서, 매일 꽉 찬 버스에서 서울까지 서서 가야 했어요. 이게 지옥이구나. 공사 현장의 골조만 앙상한 아파트들은 귀신 소굴이 분명했죠. 게다가 쓰레기 아파트 파문까지 있었어요. 쓰레기를 매립한 곳에 아파트를 지었다는 거죠. 부실 공사로 비가 새는 아파트들 천지였고요. 바다 모래로 지었다는 아파트는 언제 무너질지 몰랐죠. 네, 지금은 천당 밑의 분당이죠. 어머니, 아버지가 분당 아파트를 지금까지 잘 갖고 계셨어도 노후 걱정은 더셨을 텐데요. 이젠 분당은 거의 서울이죠. 더 들어간 동탄도 뜨고 있는데요. 아예 지방인 세종시도 금싸라기 땅이죠. 서울이 전부인 줄 알았던 저는 틀렸어요. 부동산에 손을 댔다면 거덜났을 거예요. 제가 보는 눈이 딱 그 수준인 거죠.
2. 과한 보정의 사진들, 저러다 말겠지
온갖 보정으로 떡칠한 사진들은 아예 창작이죠. 사진 속 얼굴과 실제 얼굴이 아예 다른 개념이 됐죠. 장난이니까 잠깐 유행하고 말겠지. 웬걸요? 별의별 어플이 생기면서 이젠 영화 속 주인공까지 만들어 주더군요. 실제랑 꼭 같을 필요가 있어? 이루기 어려운 꿈이 대부분인데, 이 재미를 왜 포기해? 자신의 얼굴을 깎고, 눈을 두 배로 찢는 어플들이 이렇게까지 대세가 될 줄은 몰랐어요. 다리를 한없이 길게 늘이고, 얼굴은 콩알만 하게 줄여놔도 일단 사람들이 좋아하더군요. 예뻐요. 잘생겼어요. 비율 죽여주네요. 세상 까칠하고, 시비에 능한 네티즌들이 또 이런 조작은 얼마든지 관대하더군요. 자신들도 그럴 거니까요. 자신 들도 그런 사진을 올리니까요. 실체와 관념. 저는 주제넘게 철학의 영역을 넘봐요. 진짜는 중요하지 않아요. 보고 싶은 게 보이면 돼요. 보이고 싶은 게 되면 돼요. 어차피 실제로 만날 일도 없으니까요. 마음껏 자신을 치장하는 거죠. 자신은 1g 정도 있는 사진들을 올려요. 엄격함과 엄격하지 않음. 대중들이 잣대를 들이미는 순간은 언제인가? 그걸 보는 게 흥미로워요.
3. 제주도 열풍, 길어야 3년 가겠지
제주도는 다 가진 섬이죠. 바다면 바다, 산이면 산, 숲이면 숲. 바다도 그냥 바다가 아니죠. 함덕의 바다, 애월의 바다, 협재의 바다, 섭지코지의 바다. 다 다르게 아름답고, 깨끗하기까지 하죠. 그래도 섬이 제주도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오래 머물면 답답함이란 게 있잖아요. 저는 섬이 주는 미묘한 압박감이 있거든요. 아무리 커도, 고립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요상한 폐소 공포증이라고나 할까요? 제주도가 큰 섬이기는 하지만, 대륙은 또 아니잖아요. 볼 거 다 보고 나면 시들해지겠지. 제 주변에만 해도 제주도에 터를 잡은 사람이 열 명, 아니 스무 명 가까이 돼요. 다시 서울이나 육지로 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적응해 살더군요.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이 관광지가 되는 것도 낯설었어요. 뭐 볼 게 있겠어? 지역 대표 단팥빵에 짬뽕 정도면 끝 아닌가? 경제적 여유가 생긴 이들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쾌락이 여행임을 몰랐던 거죠. 일과 일상에 지친 이들이 탈출에 얼마나 절박했는지 몰랐던 거죠.
4. 방 값만 30만 원. 호캉스는 재벌이나 하는 거지
하루 잠만 자는데 그런 큰돈을 쓸 사람이 있을까? 선진국 사람들이야 돈이 남아 도나 보지. 깨끗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방값 아껴서 그 돈으로 소고기 사 먹는 게 낫지 않나? 먹고사는 생존형 가치관에서, 먹고사는 것보다는 조금 위의 가치로 이동함을 보지 못했죠. 공간이 주는 힘, 단 하루라도 화려한 곳에서 묵는 만족감, 살림에서의 해방감 등을 계산에 넣지 못했죠. 제 형편에 특급 호텔은 꿈도 못 꾸지만, 예전처럼 도미토리만 찾지는 않아요. 밝고, 깨끗한 공간에 머물면 여행의 질이 달라지더라고요. 일정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죠. 경제적 사정만 허락한다면 하루 백만 원, 이백만 원 방에서도 머물러 보고 싶어요. 집이 바뀌는 건, 삶이 바뀌는 경험이기도 하죠. 한 번 사는 삶, 하룻밤이라도 왕처럼 살아보는 게 어때서요? 저도 가치관이 바뀌더군요. 같은 돈이면 호텔에 돈을 더 쓰고 싶어요. 예전에 들었던 얘기인데, 치앙마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엔 고용된 농부들이 있대요. 아랍의 석유 부자들이 아침에 창문을 열면, 그때를 기다려서 모내기를 하거나, 잡초를 뽑았대요. 석유 부자들이 농가의 삶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라는 호텔의 참신한 프로그램이었대요.
5. 곧 망할 게 분명한 스타벅스
스타벅스 전에도 무수한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있었어요. 다 사라졌죠. 기억에도 없을 걸요? 쟈뎅, 캐스팅, 글로리아 진스, 도토루 등이 있었죠. 한때 미국 스타벅스가 휘청이기도 했고요. 이런 사업일수록 뛰어난 개인을 이기기 힘들 거라고 봤어요. 무수한 미국의 프랜차이즈들이 한국에서 철수했으니까요. 데니스, 타코벨, 웬디스, 오봉펭 등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죠. 써클K 라는 편의점 역시 소리 소문 없이 없어진 미국 편의점이었죠. 미국 거니까 일단 되겠지가 아니라, 공룡형 기업은 발 빠른 소비자 니즈를 따라가기 벅차다. 그게 저의 결론이었죠.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속도전으로, 가격으로 스타벅스를 협공할 테니까요. 스타벅스의 가장 놀라운 점은 공간이죠. 미국보다 한국 스타벅스가 훨씬 웅장해요. 미국 스타벅스에선 노트북 콘센트가 어디에나 있지 않아요. 노트북 올려놓기 편한 테이블 역시 있는 곳에만 있죠. 한국 스타벅스는 어디나 다 좋아요. 쾌적해요. 편리해요. 신세계 그룹이 스타벅스를 멋지게 한국화 시킨 거죠. 스타벅스 굿즈는 폭발적인 인기더군요. 더 고급스러운 카페도 많지만,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가 압도적이죠. 신세계의 능력이 크다고 봐요. 미국 본사 직영인 블루 보틀은 그래서 좀 비관적이에요. 한국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거예요. 아, 저의 예측은 잘 틀리니까요. 너무 귀담아듣지는 마시고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그게 제게 주는 성찰의 에너지가 적지 않아서요. 성장은 톺아보기, 성찰하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어요. 작은 성장의 성과가 매일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