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 후에 어찌 됐나? 아는 작가에게 연락을 할까? 말까? 지금 뉴스로 조준기 대표의 사망 소식이 나오네요. 그래도 설마 설마 했어요. 조준기 대표가 누구지? 모르는 분들도 많으시죠? '여행에 미치다'라는 여행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표였죠. 신선한 여행 콘텐츠로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스타였죠. 저처럼 글만 쓰는 사람은 왜 이리 책이 안 팔리나? 이 생각만 했어요. 수요가 없는 게 아니었더라고요. 다른 콘텐츠를 원했을 뿐. 여행에 미치다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 엉뚱한 영상이 섞여 올라가요. 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동'이요. 그리고 그 책임으로 대표는 자살을 택했어요. 엄청난 '야동' 소비국가인 나라에서 대단히 특이한 일이 일어났어요. 비밀리에 시시덕거리는 건 상관없지만, 실수로라도 남들 보는데 올리는 건 안 된다. 실수인 건 알지만, 그래도 그 실수가 너무너무 화가 나는구나. 혹시 이 영상이 불법 촬영물인 건가? 의심만으로도 사람들은 이미 결론을 내더군요. 자살 시도가 있던 날에도 비아냥이 압도적이더라고요. 쇼하고 있네. 계좌 번호는 왜 남겨? 죽거나, 말거나. 누가 이 사람 아시는 분?
심지어 이렇게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고도 좋은 소리를 못 들어요. 책임질 용기도 없어서 죽었냐? 역시 이런 댓글들이 많더군요. 책임이란 게 뭘까요? 법적 책임이요? 법적으로 얼마나 큰 타격이 가겠어요? 기껏해야 벌금이나 물고 말 일이죠. 계속되는 조리 돌림을 끝까지 다 받아 처먹지, 왜 죽어? 사실 이거였죠. 이렇게 화가 많은 세상인 줄 몰랐어요. 더 깨끗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면 공급하는 유통망에게도 칼을 들이댔겠죠.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모르게만 놀아라. 공평한 시각인가요? 절반은 등골이 오싹하고, 절반의 절반은 시치미를 떼고, 나는 떳떳해. 그런 사람들은 끝이 날 때까지 물어뜯어요. 정말로 원하는 게 정의로운 세상 맞나요?
약한 사람들이 약한 사람들을 물어뜯고, 진짜 강한 자들에겐 온순해져서 세상이 굴러가고 있어요. 웃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저의 이런 황망한 마음조차 덧없습니다. 왜냐면 저 역시 내일이면 일상으로 돌아갈 테니까요. 우리나라 자랑스러운 나라 맞아요. 이런 나라 없어요. 문화면 문화, 경제면 경제. 정치면 정치. 어느 거 하나 빠지지 않고 성장했죠. 한국 사람인 게 너무도 자랑스러워요. 하지만 아무런 자정 작용 없이 물어뜯는 세상이 무서워요. 죽음 앞에서도 코웃음 치는 세상이 서늘해요. 죽은 사람만 손해, 동정하면 오버. 언제나 화낼 준비를 하는 사람들.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검열하고, 삐끗하면 죽을 수 있음을 각자가 명심할 수밖에요. 이 서늘한 도축장을 막을 방법이 보이지 않네요. 조 대표는 이제 몸의 감옥에서 벗어났으니, 자유롭게 훨훨 날기를 바랍니다. 이쪽 세상에 미련은 거두시고요.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