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최종 선발에서 떨어진 친구가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사건 기억하시나요? 아이돌만 생각하면서 열심히 연습생 생활을 했더니요. 같이 연습한 친구들은 데뷔를 하고, 자신은 탈락하죠. 삶의 목표가 사라졌으니 사는 이유도 사라진 거죠. 그런데 성공한 아이돌들도 자살을 해요. 누구는 꿈을 이루지 못해서 죽고, 누구는 꿈을 이루고도 죽어요. 아이돌만 그런 건 아니죠. 하지만 연예인은 특히나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가 없는 사람을 찾는 게 빠를 정도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어요. 돈을 못 벌면 포기가 쉽지만, 성공한 연예인이라면 너무 많은 걸 잃게 되니까요. 성공한 연예인이 잠적하는 경우는 희귀하죠. 이런저런 마음의 병이 있어도 참아야 해요. 한 번 CF만 찍어도 억대가 들어오니까요. 그러면 그 큰돈을 쓸 때는 행복한 걸까요? 정상적인 심리 상태가 아니라면 돈 역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게 뻔하잖아요. 마음을 의지할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죠. 연예인이 마약을 더 많이 한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상류층이나 연예인들의 마약 스캔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해요. 맨 정신으로는 너무도 힘든 삶이지만, 돈은 많이 벌잖아. 누구라도 다 나를 알아보잖아. 이 신화에 꽁꽁 묶여서 서서히 파괴되는 삶을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요?
얼마 전에 2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쯔양이 은퇴를 선언했죠. 왜죠? 저도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쯔양 정도면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잖아요. 270만 명이면 수익이 얼마인가요? 유튜브 광고 수익에 다른 수입까지 합치면 십억 연봉 아닌가요? 그 큰돈을 뻥 차 버린 건가요? 그런데 이상해요. 쯔양이 홀가분해 보인다면, 저의 착각일까요? 댓글에 지쳤다는데 10억이면 어떻게든 참고 버텨야 하지 않나요?
우리를 안심시키는 건 숫자죠. 통장의 잔고요. 그 숫자가 커질수록, 숫자 보는 맛에 살게 돼요. 모으는 재미를 알면, 쓰는 재미보다 크다는 걸 알게 되죠. 남들한테 독하다, 짠돌이다 욕을 먹어도 그 숫자가 주는 흐뭇함으로 상쇄가 되니까요. 평생 자신이 번 돈을 만져보고 죽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그냥 숫자를 보고, 숫자로 다른 걸 사거나 팔고,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죽어요.
악플도 마찬가지죠. 사실은 그냥 언어의 조합일 뿐이지만, 물리적으로 닿을 수 없지만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주술사의 주문이 별건가요? 악플이 바로 그런 주문인 거죠.
조종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욕망도 의심스러워요. 우린 모두 꿈을 꾸고 열심히 살지만, 꿈은 우리를 살려주지 못해요.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해요. 강원랜드에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고, 근처 싸구려 모텔에선 잃은 사람들이 목을 매요. 아무도 그걸 막을 생각을 하지 않아요. 욕망해라. 죽어라. 돈을 더 가져와라. 또 잃고, 죽어라.
여행을 다니면 자전거 하나만 끌고 다니면서 5년, 10년 떠도는 사람들을 봐요. 인터넷도 잘 모르고, 세상 돌아가는 건 더더욱 몰라요. 자전거 페달을 밟느라 늘 배가 고프고, 온몸은 근육질이죠. 우리가 생각하는 공포의 세상, 늦은 밤의 숲, 늦은 밤의 공사장에 텐트를 쳐요. 오히려 사람이 많으면 겁이 난다면서요. 우리 기준으로는 이상한 사람이거나, 실패자인데 지금은 그 사람들이 깨어난 사람일 수도 있다. 조종에서 탈출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해요. 온갖 합병증을 달고선 안심하며 요양원에서 늙어 죽는 삶과 끝까지 자신의 근육을 써가며 페달을 밟는 삶. 저는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자전거 한 대를 마련해야 할까 봐요.
PS 매일 글을 씁니다. 작은 영감을 주고 싶어요. 위로가 되고 싶어요. 휴게소가 되고 싶어요. 놀러 오셔서 편히 쉬세요. 가끔 오세요. 매일 오셔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