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물안궁, 지금 내 머릿속 잡생각들

잡념이 70%인 것 같은데, 수분이 70%라니

by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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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오늘 금요일까지 시장이랑 반경 백 미터 마트 빼고는 방에만 틀어 박혀서 지냈네요. 답답하거나 억울하지 않냐고요? 태국도 코로나로 모든 가게가 영업을 중지한 적이 있었죠. 그렇게 답답하더니,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지니까 방에만 있어요. 지낼만해요. 가장 큰 이유는 뜻밖에도


우유


입니다. 제가 소화 능력이 부실해요. 최근에 우유를 끊었어요. 사실 커피가 주범이라고 생각했어요. 커피만 마시면 속이 뒤집어졌으니까요. 카페에서 녹차 라테 열심히 마셨죠. 최근에 라테 류를 끊고, 속이 그렇게 편하더라고요. 웬만한 약 먹은 거 이상으로 효과가 즉각적이더라고요. 평소에 저처럼 위장 장애를 달고 사시는 분들 우유(유제품 포함) 한 번 끊어 보세요. 저처럼 효과 보시는 분들은, 제가 엄청 고마우실 거예요. 그동안 몸에 안 맞는 우유를 열심히 퍼마셨나 봐요. 아버지가 우유 배달을 하셨던 이유로, 우유가 저에겐 물 다음이었어요. 나이 먹고 면역성이 떨어지다 보니, 우유 소화력이 더 떨어졌나 봐요. 그 맛난 게 몸에 안 맞는다는 게 슬프지만, 잃어버린 퍼즐의 한 조각을 찾아낸 것처럼 상당히 뿌듯하네요.


커피 빼고, 우유 빼면 카페에서 마실 게 과일 주스뿐인데요. 시장 가면 싱싱한 과일 넘치게 있는데, 굳이 갈아서 마신다는 게 너무 아까워서요. 카페 갈 일이 없어지니, 갈 곳이 없어지더라고요. 예전에 보니까 일본인 섀프가 티라미스 케이크를 갈아서 크림 스파게티를 만들더군요. 케이크 만드는 재료로 소스 만들면 되지. 굳이 완제품을 갈아서 넣는다는 게 낭비 아닌가요? 태국에서 과일 주스 마실 때 살짝 그런 느낌이 들곤 해요.


유럽에서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더군요. 유럽이나 미국은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말을 듣고, 어쩌면 그게 맞지 않나? 헷갈리기도 했어요. 걸릴 사람은 걸리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코로나만 생각할 수는 없으니까요. 장사도 하고, 학교도 가고, 사랑도 나눠야 하니까요. 코로나 방역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건강에 자신 있는 사람이겠죠. 무사할 것 같거든요. 과연 지금보다 더 심해지면, 천문학적인 '죽음'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방치된 시신이 빈집에서 썩어가는 시대가 바로 코앞까지 왔네요.


방콕은 오성급 호텔이 하루에 삼만 원대로 추락했어요. 여행 수익이 80% 이상 줄었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여행업으로 먹고사는 태국 사람들은 한계에 도달했어요. 여행으로 먹고사는 대표적인 관광지 푸껫, 치앙마이, 코사무이. 끄라비, 파타야 주민 천 명에게 의견을 물었어요. 46%가 관광 재개에 반대하더랍니다. 아직 버틸 여력이 있다는 건지, 굶어 죽어도 코로나로 죽는 것만은 안 된다는 건지. 확진지가 폭증하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지역 발생이 거의 없는 태국이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더 심한 것 같아요.


태국 정부는 10월 31일까지 비자 연장을 허락했어요. 연장 신청을 하면 60일을 추가로 더 준대요. 올해는 태국에서 마무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9월 26일까지 만이다. 태국 정부가 추가 연장은 없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대요. 왜 저는 '대대적으로 알린' 연장 불가를 몰랐을까요? 덕분에 저는 편하게 잠시 불법체류자가 됐어요. 이민국에서 몇 시간씩 애를 태우며, 추가 연장을 신청했던 사람들만 억울하게 된 거죠. 서둘러서 나쁠 거 없다. 저도 그런 주의거든요. 생각 없이 살았더니 득을 봤어요. 계속 이렇게 막살고 싶....아, 아닙니다.


뜬금 아이돌 이야기. 제가 이이돌 그룹에 관심이 많아요. 세상을 읽는 일종의 트렌드 보고서처럼 관찰해요. SM 엔터테인먼트가 예전만 못 하잖아요. NCT 이름 아래 마음껏 유닛을 늘릴 수 있는 그룹을 출시하죠. 한둘이 탈퇴해도, 그룹 자체는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죠. 덕질하는 팬들이야 열 받죠. 자신이 지지하는 아이돌이 언제든지 빠질 수 있으니까요. 한국 시장에서는 안 맞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앨범 판매가 올해부터 살아나더라고요. 그래도 BTS나 세븐틴에 한참 못 미치는 화력이긴 하죠. SM 입장에서는 굴욕이죠. 늘 정상급 아이돌을 보유하고 있었으니까요. 10월에 모든 유닛을 한꺼번에 터뜨릴 건가 봐요. 수록곡들만 맛보기로 내놨는데 귀에 쏙쏙 들어오네요. 드디어 SM이 원기옥을 쏘나요? 기대가 큽니다.


PS 매일 글을 씁니다. 글이 굳이 큰 결심 없이 나오는 경지를 꿈 꿔요. 글이 곧 명상이고, 숨 쉬기이면 이게 보통 일인가요? 공중 부양에 맞먹는 거라고 봐요. 그런 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껄껄껄


https://www.youtube.com/watch?v=0b-EatqUvb4

https://www.youtube.com/watch?v=QyKe4VXDx5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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