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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노 Jan 04. 2024

방탄 따라 어디까지 가봤니? 하와이요

즐거워


본보야지(Bon Voyage)



방탄소년단 자체 콘텐츠 중에 본보야지라는 여행 콘텐츠가 있다. 2017년 4월 2일 Wings 미주 투어를 마친 방탄은 본보야지 시즌2를 위해 하와이로 떠났다. 그리고 나는 정확히 6년 뒤에 그들을 따라갔다.



나는 무려 하와이인데 어딜 가도 좋겠지라는 마음가짐이었지만, 파워 J인 남편은 여행 책을 사서 포스트잍을 붙여가며 여행을 계획했다.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므로 나는 조용히 그가 하는 대로 지켜보았다. 남편은 보통 남들이 가는 랜드마크 위주의 여행을 원한다. 나는 여전히 어딜 가도 좋아 라는 마음으로 지켜보다가 본보야지 하와이 편을 떠올렸다.



고맙게도 6년 사이에 방탄이 다녀간 곳은 유명한 스폿이 되어 있었다. 유명한 곳은 가봐야 하는 남편은 방탄이 왔다 갔다는 사실은 하와이에 가서야 알게 될 줄 모르고 열심히 포스트잍을 마저 붙이며 준비했다.






첫째 날 우리는 오아후섬 북쪽 노스쇼어의 할레이와로 향했다. 석진이와 윤기와 정국이가 방문한 호노스 새우 트럭에 가기 위해서였다. 방탄이 시킨 대로 메뉴판에서 1번 3번 6번을 주문하고 둘러보니 방탄 사인이 있었다. 




나는 직원분께 여기 방탄이 왔었냐. 왔을 때 어디에 앉았냐. 물어봤다. 좌석 배치가 바뀌어서 그 자리가 없다고 하셨다. 뿌앵. 호노스 앞에서 수십 장의 사진을 찍었다. 트럭이랑도 찍고 방탄 사인이랑도 찍고. 그랬더니 뭐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나를 구경했다. 즐거웠다. 여기에 방탄의 숨결이 약간은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킁킁댔다.






다음날은 오아후섬 동쪽 쿠알로아 랜치로 향했다. 여기도 방탄 사진이 떡하니 걸려있었다. 우리 방탄이 이곳을 신나게 달렸었단 말이지. 이번에도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그들의 숨결을 공유하기 위해서 열심히 헐떡여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가 예약한 건 랩터 투어였다. 렇게 생긴 트럭을 타고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를 돌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투어였다.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있어서 물이 다 튀고, 먼지가 날려서 얼굴이 거지꼴이 됐지만 바람 좋고 풍경도 멋져서 엄청 신났다. 오프로드를 달리며 방탄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고 확실히 믿고 있다.






다음날엔 오아후섬 동남쪽 하나우마 베이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민이랑 태형이랑 남준이가 먹은 테디스 비거 버거에 갔다. 지민이를 사랑하니까 지민이가 시킨 볼케이노 버거를 시켰다. 네 환상의 맛이죠.





그날 저녁 와이키키 비치로 돌아와 남준이와 홉이처럼 듀크 카하나모쿠 동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다음 날엔 방탄 따라서 서핑도 했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커피와 빵을 사들고 방탄이 거닐던 와이키키 해변을 산책했다. 오늘은 뭐 하고 놀지? 오늘은 방탄 따라서 뭐 먹지? 그런 생각만 하면서 보낸 시간이었다.






백수린 작가의 소설 '아주 환한 날들'에는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진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맞다. 나는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어떤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져가는 마음을 가졌다. 그런 마음이 내 속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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