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할 거예요. 뭐든지! 마음만큼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20대 때와 같아요."
4일 강원 춘천과학화예비군훈련장. 주름진 얼굴과 백발이 눈에 띄는 특별한 군인들이 모였습니다. 80세 최고령 노인부터 여성들까지, 이들은 바로 '시니어 아미(Senior Army)'입니다.
군복 위로 탄띠를 매고, 무릎 보호대까지 착용한 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는데요. 전국 각지에서 모인 93명의 시니어 아미는 3개 조로 나뉘어 목진지 전투, 시가지 전투, 영상 모의 사격 훈련에 참여했습니다.
여성 훈련병 조연교(61)씨는 "이제야 꿈을 이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앞으로는 총으로 싸우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아 꾸준히 드론도 배우고 있다"는 말에서 남다른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수류탄 투척!", "아이고 맞아버렸다!"
훈련장에는 실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파열음과 함께 시니어 아미들의 생생한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4~5kg의 M16 A1 총기를 들고 벌이는 시가전에서는 진지한 모습으로 전술을 펼쳤습니다.
윤승모(61) 대표는 "시니어 아미들은 전쟁 발발 시 최전선에서 '총알 스펀지'를 자처하겠다는 의지를 지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6월 설립되어 8월 국방부 사단법인 허가를 받은 시니어 아미는 올해 괴산, 서산, 보령, 합천 등에서도 예비군 훈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함광복(75)씨의 말처럼 "젊은 세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는 이들의 결연한 의지가 훈련장 곳곳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