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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역사 Feb 25. 2020

예수님은 은행을 싫어하셨다고?

화폐의 역사 #5 고리대금업이 몰고 온 종교의 역사


고리대금업 :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비싼 이자를 받는 영업 행위. 



이는 인류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사회 문제다. 메소포타미아의 귀족들은, 지구라트라는 신전을 만들어 고리대금업으로 불로소득을 누렸다. 이것이 역사가 쓰인 이후, 최초의 고리대금업이었다.




8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인 이라크





구약성서의 바벨탑, 지구라트 신전 (현 이라크)





지구라트 신전 도식도. 곡식이 돈이던 당시, 농민들이 신전에 곡식을 바치려 줄을 서있다.



     

오늘날도 대출을 통해 살아가는 민중들은 금융권 이자를 갚느라 갖가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각종 미디어에는 제3금융권 대출광고가 판을 치고 있고, 이를 갚지 못한 백성의 고통은 8천 년 전이나, 오늘이나 마찬가지다.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면, 누군가에게 금전적인 빚을 지는 것이 위험한 행위라는 걸 알 수 있다.




대출이 판치던 시대 속에선, 온전했던 역사가 없다.





역사는 늘 형태를 바꿔 반복되었다. 예수님이 탄생하셨던 2천 년 전에도 마찬가지다. 



이 당시도 고리대금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됐었다. 이자로 인한 불로소득으로 대대손손 떼돈을 버는 자들과, 그에 따라 고통받는 다수 민중의 편에 서는 자들로 세상은 양분되었다. 후자 중 한 분이 바로 예수님이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이자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셨는지가 여러 페이지에 나온다.



[누가복음 6장 35절]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이하 생략)




전대의 모든 신화는 후대의 종교가 된다. 



단군 신화가 훗날 대종교로 파생되었고,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기행이 훗날 이슬람교의 창시로 번졌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필자는 아직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예수의 존재는 믿는다. 신약 성경을 읽다 보면, 예수가 실존 인물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인간적인 면이 너무도 많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정의로운 모습 또한 곳곳에 나온다. 이러한 숭고한 뜻을 따르는 추종자가 생기고, 결국 예수님이 신적인 지위에 오르시게 된 것이다.




예수님은 유럽의 로마 시대에 살았던 인물이다. 당시, 로마는 유럽에서 활발한 정복활동으로 넓은 영토를 차지했다. 그리고 타 정복지에 로마 화폐를 전파하면서 동시에 고리대금업 또한 엄청나게 성행했다. 소위 말해, 잘 나가던 시기다.




로마시대 최대의 영토




하지만, 이러한 군사 화폐제도는 피정복민들의 수탈을 낳았고, 이에  대한 저항 운동을 한 사람이 바로 기독교를 창시한 예수, 그리고 아랍에서는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이다.







이들은 당시 지폐를 찍어내던 신전, 지금으로 치면 한국은행을 파괴하는 운동을 벌였다.



성전에서 장사꾼을 내모시는 그리스도 (by 엘 그레코, in 런던 내셔널 갤러리)






돈의 어원을 잠시 살펴보자. 로마 시대 당시, 경고의 여신 Moneta를 숭배하는 신전이 있었고, 여기서 돈을 찍어냈다. 그래서 돈의 어원이 Money가 되었다.




모네타 여신상(바티칸 미술관)




돈을 조심하라!



라고 경고하는, Moneta, '경고의 여신'의 목소리는, 오늘날 Money를 신처럼 떠받드는 우리에게도 큰 경중을 준다. 돈은 그만큼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몇천 년 전 사람들도 알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고대 신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았다. 당시 가진 자들은 자신이 장악한 화폐 시스템을 이용해, 로마 서민을 상대로 이자 놀음을 했다. 역사는 늘 반복되어 왔다. 눈덩이처럼 점점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민중들은 이자를 죄악시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뜻에 동의했고, 그들의 추종자들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한 숭고한 뜻으로 일어났기에, 그들은 2천 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우리 가슴속에 뜨겁게 남아있는 것이다.



무함마드의 경우, 이슬람의 성지 ‘메카’에서 태어나 메디나로 자신의 뜻을 전파하러 가면서, 추종자들과 함께 여행 중에 있는 신전을 모두 깨부쉈다.



이슬람의 성지, 메카와 메디나. 그리고 사우디의 현 수도인 리야드를 표시한 지도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 군대가 메카의 카바 신전 우상을 정리하는 모습. 이슬람교는 우상 숭배를 금지해, 무함마드의 모습조차 낙타 위의 투명인간으로 처리했다 (그림 오른쪽 상단)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오늘날 카바 신전


이러한 ‘종교 지도자’들의 기이하고도 친 민중적인 행동은 그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고, 그들의 정신은 성경과 이슬람 경전 ‘코란’에 그대로 나와 있다.




[이슬람 경전 『코란』 제2장 275절]

고리대금을 취하는 자들은 악마가 스침으로 말미암아 정신을 잃어 일어나는 것처럼 일어나며 말하길, 장사는 고리대금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나 하나님께서 상거래는 허락하였으되 고리대금은 금지하셨노라. 주님의 말씀을 듣고 고리대금업을 단념한 자는 그의 지난 모든 과거가 용서될 것이며 그의 일에 하나님과 함께 하시니라. 그러나 고리대금업으로 다시 돌아가는 자 있다면 그들은 지옥의 동반자로서 그곳에서 영주할 것이라.



(다음화 계속..)




모두의역사 인스타그램 (역사 명언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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