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두미 Oct 02. 2017

연필이 사각거리는 순간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정희재 작가의 연필 테라피

둘째 아들이 볼펜으로 글을 쓰려고 하자 첫째 아들이 말했다.

"야. 너가 5학년이 되면 무조건 볼펜으로 써야되. 하지만 지금 넌 3학년이기 때문에 연필로 써야해. 연필로 써야 글씨를 잘 쓸 수 있는거야."

5학년이 된 큰 애는 아주 어른이 된 것 처럼 둘째에게 조언을 하고 있었다.

그랬다. 나도 언제부턴가 연필을 사용하지 않기 시작했다. 왠지 어른은 볼펜을 써야 할 것 같은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어서 일까? 아니면 연필은 지워진다는 이유 때문이였을까?


그런데 나는 이 책에 끌렸다. "연필이 사각거리는 순간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아마 연필이라는 옛 추억의 도구를 주제로 쓴 에세이에 궁금증이 발동해서 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연필 예찬가이다. 그녀는 연필들을 고르면서, 쓰면서, 깎으면서 추억을 먹고 꿈을 꾸고 행복을 느낀다. 그녀의 연필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연필을 좋아하게 될 것만 같았다.

아이들 것이라 생각하고 무시하기까지 했던 이 흔한 연필이 오늘은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작가처럼 연필로 글을 쓰는 그 작업이 아주 우아하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연필로 글을 쓰다 보면 내 마음도 왠지 힐링 될 것 같다.


"이처럼 이미 지니고 있는데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 얼마나 많을까. 둔했기에. 무심히 보아 넘겼기에 알아차리지 못한 내 안의 보석을 생각한다. 쉽게 힘들다고, 권태롭다고, 불운하다고 말하기 전에 우선 내가 무엇을 지녔는지부터 돌아볼 일이다. 마음의 눈과 귀를 열면 손때 묻은 연필 한 자루 속에도 경전이 들어있다." 본문 중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